'미디어오늘' 과 인터뷰 때… 올 1학기엔 수강생 전원에 'A학점'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생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자리로, 교육감의 역사관은 학생들의 국가관과 가치관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주 후보는 지난 2005년 10월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언론비평주간신문인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침략전쟁은 국가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이고, 통일전쟁은 한 국가 내에서 이념적 차이 등으로 발생한 전쟁을 의미하는 학술적 용어"라고 답변했다.
주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 "6·25가 김일성 정권이 이승만 정권을 통합하기 위한 전쟁이었든, 이승만 정권이 김일성 정권을 통합하기 위한 전쟁이었든 통일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두산출판사)에서는 '6·25 전쟁은 김일성이 기습 남침한 전쟁'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고교 '사회' '역사' 교사들은 "6·25는 북의 남침"이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일부 전교조 교사들은 '통일전쟁'이라고 학생들에게 주입시키기도 한다.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정치학)는 "일부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이 주장하는 통일전쟁 이론은 목적(통일)이 옳으면 수단(전쟁)이 합리화될 수 있다는 논리적 모순을 갖고 있다"며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그런 주장을 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주 후보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A학점을 35% 이상 주지 못하도록 돼 있는 학교 규정을 어기고, 자신의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에게 A학점을 준 사실도 확인됐다.
건국대 교무처가 지난 15일 단과대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주 후보는 올 1학기에 자신이 개설한 문과대 커뮤니케이션학 전공 '비평과 커뮤니케이션' 과목 수강생 14명 중 4명에게 A+학점을, 10명에게 A학점을 줬다.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는 수강생 19명 가운데 6명에게 A+, 13명에게 A학점을 줬다.
건국대 교무행정요강에는 'A학점을 35% 이하, A와 B학점을 70% 이하로 상대 평가한다'고 규정돼 있다. 주 교수 등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모두 동점으로 처리하면 정해진 비율을 넘어도 성적 입력이 가능하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교무처는 이 사실을 확인한 뒤 주 교수를 비롯해 규정을 어긴 교수와 강사가 속한 단과대 학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주의조치했다.
주 후보측은 "두 과목은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계량화하는 것이 애매했다"며 "두 과목 외에 '미디어와 언어'라는 수업도 지난 학기 개설했는데 그 과목은 상대평가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국대의 한 동료 교수는 "편법을 써서 모든 학생에게 학점을 똑같이 잘 줬다는 건 대학 교육의 기본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런 것이 주 후보가 주장하는 '평등교육'이라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8.07.2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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