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람 심기.예산낭비 비판
(광주·전남=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이번엔 무슨 이름으로 바뀐 거야. 그 과(課)는 어디로 간 거야"
광주와 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이 자치단체장이 바뀔 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지만 너무 잦은 조직 개편에 실ㆍ과 이름조차 혼동될 정도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 광역시도 민선 5기 들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부 실.국.과의 명칭을 바꾸고 일부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과 인력을 재편했다.
신임 시장의 시정 철학에 맞게 조직을 재편했지만 새로 생긴 정무특보나 시민소통과 등에 자신의 선거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중용, 자기 사람 심기를 위한 조직개편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광주 남구도 이번에 전임 구청장 때 없던 개방형 감사담당관 자리를 신설해 현 구청장의 인수위원회 팀장을 맡았던 인사를 앉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여수시는 민선 4기 출범 시 만든 여수시도시공사가 민선 5기 체제가 되면서 폐지될 전망이다.
새 시장이 도시공사가 사업 목적보다는 위인설관의 정치적 목적으로 건립됐다며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여수시는 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2012 여수세계박람회 관련 사업들이 완료되면 폐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여수시는 2006년 8월 새 시장이 들어서고 도심개발사업단을 신설하고 중부민원출장소를 폐지했으며 11과를 6개 과로 통합, `3려(麗) 통합'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담양군은 민선 3기를 맡았던 군수가 이번에 복귀하면서 대나무자원연구소를 신설했다.
담양을 대표하는 부존자원인 대나무 산업 관련 부서는 군수가 바뀔 때마다 명칭과 비중을 달리하고 있다.
새 군수는 또 직소 민원실장직을 신설해 정년퇴임 한 전임 기획실장을 앉혀 눈총을 샀다.
담양군은 2006년 1월 팀제로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가 지방선거가 끝나고 바로 실ㆍ과제를 부활시켜 조직의 안정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장성군은 내달 조직 개편을 통해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문화관광과장을 서기관급으로 격상하고 기획감사실과 총무과, 민원봉사과 등 지원부서의 유사한 기능을 통합 및 이관하는 한편 실무형 8개 담당(계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의 잦은 조직개편은 민원인들에게 혼란을 가중하고 일부는 외부 용역까지 주면서 예산 낭비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지역 한 공무원은 "새 자치단체장이 오면 으레 조직 개편을 하기 때문에 업무 일관성이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이 있다"면서 "직원들도 헷갈리는 데 민원인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역 현실에 맞으면서도 조직이 정치 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참여자치21 오미덕 사무처장은 "새 자치단체장이 오면 자신의 뜻을 펴려고 조직을 바꿀 수 있으며 조직 쇄신이라는 순기능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정책 위주가 아닌 선거에 도움을 준 제 식구를 심기 위한 도구로 변질된다면 문제가 크고 수시로 조직을 흔든다면 공직의 안정성을 해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모습이 전국적인 상황이라면 정부가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자치단체의 조직 개편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9/27 12: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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