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이 “3불은 과잉규제”… 정 “교육기회 차별 말라” (조선일보)

말글 2007. 10. 18. 08:49

권대열 기자 dykwon@chosun.com
배성규 기자 vegaa@chosun.com
입력 : 2007.10.18 01:13 / 수정 : 2007.10.18 02:2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0/18/2007101800096.html
이 “3불은 과잉규제”… 정 “교육기회 차별 말라”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교육정책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는다”는 똑같은 목표를 향한다. 그러나 방법론은 대비된다. 이 후보는 “가난한 학생이 공교육을 통해 역전의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정 후보는 “가난한 학생도, 부잣집 아이도 똑같은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차이는 3불(不)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로 반영된다.

     

    공교육 통해 ‘인생 역전’ 기회 제공… 대학의 입시 자율화 3단계로 실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17일 경기도 시흥의 한국조리과학고교를 찾았다. 국내 최초의 조리분야 특성화 학교다. 학생들과 실습실에서 조리사 복장을 하고 ‘조리학도 선서’도 하고 직접 해물스파게티도 만들었다. 지난 9일 발표한 자신의 교육정책 중 하나인 “일찍부터 직업인으로 진로를 정한 학생들을 전문인으로 육성하는 마이스터(Meister)학교 50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알리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연일 교육현장을 다니며 자기 교육정책을 몸으로 홍보하고 있다. 참모들에게는 “교육 문제만은 어떤 논쟁이든 피하지 말고 붙어 싸우라”고 지시했다.

    이 후보는 교육 이야기를 할 때 항상 하는 말이 “절대로 나처럼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이 있게 해선 안 된다”는 것과 “국제경쟁시대에 맞는 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처럼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공교육을 통해 인생역전 기회를 맞을 수 있도록 국가 교육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 ▲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17일 경기도 시흥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를 방문, 실습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30여분간 해물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 ‘학교 다양화’ ‘대학의 입시자율권 보장’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확대’ ‘경쟁시스템’ ‘자율형사립고 150개 만들기’ ‘사립 건학 이념 존중’ 등은 모두 자유주의적 교육관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기존 교육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함을 시사한다.

    이 후보는 “3불(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금지)정책은 대표적인 과잉규제”라고 말해왔다. 대입제도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고교등급제에 대해선 “‘줄세우기’식 등급제는 반대하지만 고교 간 차이나 특색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의 교육정책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에선 “가진 자를 위한 교육정책”이라고 공격하나 이 후보측은 “시대 추세를 반영한 불가피한 정책변화”라고 맞선다.
  • 2년제 고교졸업후 2년제 대학 보장… “평등주의자” 지적에 “대학은 경쟁”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8일 방송에 출연, 대학 경쟁력 강화 및 자립형사립고 대안 등 교육공약을 발표키로 했다.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는 교육기회를 주겠다’는 교육비전을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건 부잣집에서 태어났건 똑같은 교육기회를 갖도록 해야 가난의 대물림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바쁜 경선일정 와중에도 실업고와 포항공대를 방문하고, 참교육학부모회와 대학강사노조 등도 만났다.

    정 후보는 “중·고교생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고 평등한 교육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사회적 교육대협약을 체결해 구조적 폐단을 일소하는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17일 개성공단의 한 속옷 공장을 방문해 재봉작업을 해보고 있다. /개성=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0세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 실시, 저소득층에 대한 학자금 대출 전면 확대, 급식비 재정 지원, 외국어 무상 공교육, 국공립 초등학교에 종일 학교·도서관 개설 등을 잇달아 공약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서민들의 사교육비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엔 12조원대의 재정이 들어가지만, 교육강국을 위해선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3불(不) 정책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돈으로 입학을 주고받아선 안 되며(기여입학제 반대), 학력을 빌미로 학생을 차별할 순 없고(고교등급제 불가), 대학에 고교교육이 예속돼선 안 된다(본고사 반대)”는 논리다.

    이런 점들 때문에 정 후보는 ‘교육 평등주의자’라는 지적도 듣는다. 그러나 정 후보는 “대학은 경쟁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각 분야에서 세계 5위권 내에 드는 대학을 20개 육성하고, 국립대 전임교원도 5000명 늘리겠다고 했다.

  • <잘 박습네다!!> 개성공단에 관한 절대우위에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대선후보가 17일 개성공단을 찾았다.대선후자격으로 온 정후보에 대해 "개성에서도 잘 알려져있다"는 북측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의 덕담에 "개성에서도 찍어준다면 이길것이다"고 화답했다.또한 "30년만에 해본다"는 속옷업체에서의 봉제작업(오바로끄)에 관해서도 "잘 박습네다"고 현지 여성노동자로부터 칭찬을 들었다.한편 정후보 기자간담회 통해 남북정상회담성과와 관련 국회의 동의를 촉구하고 이와관련해 한나라당 이명박후보에게 재차 '양자토론'을 요구했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