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문화유산 104곳…수몰·훼손 불보듯 | |||
입력: 2008년 04월 07일 17:55:58 | |||
ㆍ운하백지화국민행동 현황 조사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충청·호남운하 구간인 금강·영산강 유역에 백제 절터 왕흥사지 등 문화유산 104곳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부운하에 이어 충청·호남운하 구간에서도 대운하로 인한 문화재 훼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국민행동)은 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 충청운하 예정지 500m 이내의 지정 문화재가 29곳, 강변 100m 이내에 위치하면서 발굴이 이뤄지지 않은 매장 문화재가 40점에 이른다고 밝혔다. 영산강 호남운하 예정지의 지정문화재는 17곳, 매장문화재는 18곳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발표된 경부운하 구간의 문화재까지 합치면 한반도 대운하 전체 구간의 지정문화재는 118점, 매장문화재는 235점으로 집계됐다. 경부운하가 건설될 한강·낙동강 유역에서는 충주 탑평리 7층석탑 등 국보 1점, 풍납토성·암사동 선사유적지 등 사적 15곳을 포함해 지정문화재 72곳, 매장문화재 177곳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행동은 이번 자료는 문화재청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 내용을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등에 따르면 충청운하는 대전에서 공주·부여를 거쳐 군산까지 연결된다. 호남운하는 목포에서 영산강을 따라 나주·광주까지 연결한 뒤 섬진강 지류와 만경강·동진강 등을 통해 임실·정읍 등을 거쳐 군산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경부운하와 함께 한반도 대운하 12개 노선의 주요 노선으로 꼽힌다. 금강 유역 문화재 조사에서는 백제의 수도인 부여 부소산성(사비성)을 비롯해 공주 공산성, 무령왕릉이 있는 공주 송산리 고분군, 백제 절터 왕흥사지 등 백제 유산이 대거 포함됐다. 영산강 일대에서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남원 광한루원을 비롯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담양 관방제림, 고은 최치원의 사당이 있는 정읍 무성서원, 담양 오층석탑 등이 운하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행동은 현재 발굴이 진행 중인 부여 왕흥사지의 경우 운하가 건설되면 수몰될 것으로 내다봤다. 왕흥사지에서는 지난해 황금사리병, 창왕명 사리함 등 국보급 유물이 잇따라 출토됐다. 300여년 전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된 담양 관방제림,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서 살아남은 정읍 무성서원도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돼 이전이 불가피하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공주 공산성처럼 고지대에 있는 유산들도 강물이 차오르거나 빠지면 지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행동은 “한반도 대운하 전체 구간에서 발굴조사해야 할 유적이 235곳인데 8개월 만에 지표조사를 끝내고 3개월 만에 발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문화재 발굴이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도굴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토해양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1년 이내 문화재 조사와 발굴을 끝낸 뒤 내년 2월 첫 삽을 뜰 계획이다. 〈 최명애기자 glaukus@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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