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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서울 지지도 '3%'대로 추락 '충격'(대자보)

말글 2009. 5. 13. 19:48

민주당, 서울 지지도 '3%'대로 추락 '충격'(대자보)
[동향] 재보선 승리 도취에 '철퇴', 국민들 '반MB-반민주당' 정서 심각
 
취재부
어떤 일 있어도 '10%대' 못 벗어나는 '식물 야당

내일신문과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9~10일 이틀간 실시한 5월 정례 여론조사(조사대상 800명, 표본오차 ±3.5%) 결과, 4.29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더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지지도가 3%대로 폭락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수도권서 선전해 환호작약한 반면, 한나라당은 0:5 참패 여파로 親李-親朴 간 계파 싸움이 노골화되며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국민들이 '민주당은 오래 전에 포기했고, 여전히 기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이후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민주당 지지도는 이렇다 할 오름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MB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민주당 포기' 정서도 만만치 않음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이번 재보선의 수도권 승리가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반MB 정서에 편승한 반사이득일 뿐이라는 지적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실상 해체에 가까운 쇄신이 없는 한, 한나라당을 뛰어넘는 지지율 상승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참패 여파로 지지도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 지지율의 2.5배나 되는 수준이다. 이는 광범위한 반MB 정서에서 불구하고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존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박근혜에 대항할 만한 야당의 차기 대선주자가 전혀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여전히 '대안 정치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에 대해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여당 역할 잘못'(32.2%),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잘못'(26.8%)이라고 응답해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민주당과 진보세력 등 야권이 잘해서'라는 응답은 고작 3.8%에 그쳐 17대 대통령 선거와 18대 총선에서 보여준 '대안 부재 야당'에 대한 평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2.8%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7.7%에 달했다. 이는 지난 4월 정례조사(4.11~12일)에 비해 '잘하고 있다'(37.5%)는 답변은 4.7% 하락한 반면, '잘못하고 있다'(51.8%)는 답변은 5.9%나 늘어난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25.5%로 전달(28.8%)에 비해 3.3% 떨어졌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재보선 참패의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 여당의 지지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도 하락은 그 내용 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도는 10.6%로 재보선 전인 4월 조사 때의 11.3%보다 오히려 0.7%가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도는 올해 들어 줄곧 10%대에서 거의 변화 없이 시멘트처럼 굳어져 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재보선 전(15.7%)보다 무려 12.7%나 폭락한 3.0%로 나타나 제1야당의 지지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존재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서울서 12.7% 폭락, 친박연대보다 낮아

민주당의 서울지역 지지도는 1월 10.4%, 2월 8.6%, 3월 8.1%, 4월 15.7% 등 10%대에서 맴돌다 이번 5월 조사에서는 3.0%로 급추락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를 감안하더라도 서울의 민주당 지지도는 2007년 17대 대선 때 지지도인 9%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나라당 지지도는 4월 조사에서 36.3%였으나 5월 조사에서는 7.2%가 하락한 29.1%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나라당에서 빠져나온 이탈층이 민주당으로는 가지 않고 친박연대(7.2%)나 민노당(8.4%), 무당층(52.0%)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4월 조사에 비해 서울지역 무당층은 18%, 친박연대는 5.8% 상승했다.

반면 인천·경기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는 부평을과 시흥시장 선거 승리의 영향으로 4월 6.8%에서 5월 13.6%로 6.8% 상승했다. 재보선 승리의 효과가 인천·경기지역에만 국한되고, 서울에서는 오히려 폭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여론과 정세 파악이 빠른 서울지역에서 지지도 폭락은 민주당이 자신들이 잘해서 승리한 것처럼 환호작약한 것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재보선 이후 성장 위주의 보수 우경화 노선을 강화하는 '뉴민주당 플랜'을 표방했지만, 이 역시 국민들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밖에 자유선진당은 2.0%에서 0.5%로 하락했으며, 친박연대는 1.6%에서 4.8%로 비교적 눈에 띄게 상승했다. 민주노동당은 3.8%에서 3.3%로 변화가 없었고, 진보신당은 0.7%에서 1.5%로, 창조한국당은 0.8%에서 1.2%로 의미를 부여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무당층은 50.9%에서 52.6%로 소폭 상승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지지할 정당이 없을 정도로 현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반증이다.

야당, '반MB->반GH'로 초점 옮겨야

또한 친박연대 지지도가 상승한 것은 최근 친이-친박 논란에서 한나라당 지지층 일부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잠시 유보하거나, '미래권력'인 박근혜 전 대표쪽으로 옮겨가면서 그 후방 효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야당의 '진짜 상대'는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 그룹이 아니라 박근혜와 친박세력이라는 걸 보여준 셈이다. 이는 야당이 반MB가 아니라 '반GH(박근혜)'로 초점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반한나라당 진영보다 오히려 박근혜와 친박세력을 이명박 정부에 대항할 강력한 야당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때문에 야당이 더욱 존재감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반한나라당 진영의 야당이 'MB와 GH가 과연 다른지 아니면 똑같은지'에 대해 국민들을 납득시키지 않는 한, 그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국민들은 여권의 쇄신론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으로 '밀어붙이기식 국정기조 변화'(39.0%), '친이·친박 갈등 해소'(20.9%), '이상득 의원 등 실세의 2선 후퇴'(10.8%), '한나라당 지도부 퇴진'(10.0%), '내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5.5%) 순으로 응답해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한 반감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가 없는 한, 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도 누그러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또 국민의 무려 63.1%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무산으로 촉발된 친이·친박 갈등의 책임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를 포용하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의견은 19.4%에 불과했다. 국민들의 '반MB 정서'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다 이명박 때문이다.'수준이다.

2009/05/13 [17:20]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