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민족

<신년인터뷰②>정세균 "지방선거 승리…국민에게 희망"(뉴시스)

말글 2010. 1. 5. 17:57

<신년인터뷰②>정세균 "지방선거 승리…국민에게 희망"(뉴시스)
기사등록 일시 : [2010-01-05 07:00:00]
newsis.com All rights reserved

【서울=뉴시스】대담/우은식 정치팀장, 정리/신정원 기자 = 경인년(庚寅年) 백호의 해가 도래했다. 60년생 범띠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새해를 맞는 포부는 남다르다.

5일 당 대표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백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2010년을 '지방선거 승리의 해'로 만들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특히 범민주 진영에 "모두 자기주장에만 매몰되지 말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민주당도 "민주개혁진영의 대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겠다"고 천명했다.

예산안 처리 적법성 논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 추진, 언론관계법 등 산적한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 등을 통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의석 수의 한계'를 지적하며 지방선거 승리를 필두로 제1야당으로써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당 대표를 꿈꿔왔다는 정 대표. 그는 특유의 미소를 짓고 "정치인이 돼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당 대표가 됐지만 꿈을 실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자신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다시 한 번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9년 한 해 평가.

"당이 결속한 것과 당 지지도가 올라간 것,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민주당의 존재감을 보여준 한 해가 아니었다 한다. 반면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책 중심의 정당이라는 부분을 강조해 왔지만 '반대만 하는 정당'이라고 비판 받았던 점은 아쉽다. 언론악법 등 민주주의 후퇴를 막았어야 했는데 막지 못했던 것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원인은 의석 부족이다. 의석이 부족하다는 현실이 가장 힘들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야당 대표를 꿈 꿔왔다. 30여년만에 실현됐는데, 당시 꿈 꿨던 것과 현실의 차이점이 있다면.

"정치인이 돼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꿈을 실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국회의원, 그리고 당 대표가 된 것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이 잘 먹고 잘 사는 문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특히 양극화 해소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정치 에너지를 잘 활용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그래서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

-예산안이 단독 강행처리 됐다. 연초 정국에서 여야 공방의 핵심이 될 전망인데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또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와 4대강, 언론관계법 등도 여전히 정치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어떤 전략을 갖고 대처해 나갈 것인가.

"지난해 언론악법에 이어 예산안도 날치기 처리됐다. 법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했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를 통해 바로잡을 것이다. 세종시 문제는 이명박 정권이 긁어부스럼을 만든 것이다. 부적절한 시도로 나라를 어지럽혔다. 4대강 사업도 계속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한 우리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4대강 사업을 멈추도록 할 것이다. 법적인 조치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최악의 국책사업을 막아낼 것이다. 언론법은 재개정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재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다."

-정부가 오는 11일 세종시 대안을 내놓을 계획인데.

"연구용역이 마무리되기 전 대안을 발표한다니,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 여실히 보여준다. 세종시는 행복도시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고 본다."

-한나라당의 거대의석에 맞서기 위해 야권 공조가 광범위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조가 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과거에 비해서는 (진보)야4당이 열심히 협력하고 있지 않나. 'MB악법' 투쟁과 언론악법 투쟁에 이어 최근 예산 투쟁도 같이 했다. 과거에 비해 야4당 공조는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그것이 선거공조로 연결되느냐는 과제로 남는다."

-지방선거 대응 전략은.

"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가 될 것이다. 오만과 독선, 독주를 심판해야 한다는 '심판론'이 '안정론'에 비해 월등하게 우세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민주당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는데.

"가능하면 당 내에서 후보군으로 찾도록 하겠지만 밖에 대해서도 문호를 개방할 생각이다. 좋은 인사를 찾아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좋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당 내에서도 후보자가 나오는 그런 상황이 돼야한다."

-지방선거에서 포괄적인 ‘반MB 전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반MB 전선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을 만들어줘야 공조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야권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자기 주장에만 매몰되지 말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개혁진영 전체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민주당도 낮은 자세로 폭넓게 협력해 나갈 것이다."

-국민참여당이 오는 17일 본격 출범한다. 국민참여당을 포함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당위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대통합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했다. 접촉도 많이 하고, 논의도 많이 했다. 그런데 아직은 때가 안 된 것인지 구체적인 해결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꼭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준비를 차분히 해 나갈 것이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정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는데.

"나는 결단한 지 오래됐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의견이 없다."

-전직 두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나타난 민심의 흐름이랄까 시대정신이랄까, 여기서 민주당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디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민주개혁진영의 대표 정당으로써 민주주의·민생·남북문제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할 일을 다 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는데 집중할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나 김근태 전 의장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현실 정치에 돌아와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지난번에도 그분들을 원내에 모시려고 노력했잖나. 그분들은 민주당의 현직 상임고문이다. 그들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민주당의 역동적인 모습의 일부분으로 그들이 참여하기를 바란다. 지방선거도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도울 지는 협의해 봐야겠지만 지난해 4월과 10월에 열심히 도와줬던 것처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당 내 일각에서 소통 문제를 제기하며 조기 전당대회를 거론하기로 하는데.

"당이 잘 된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그런데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는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면 고려해 보겠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한명숙 상임고문에 제기된 수뢰의혹과 관련해 당시 오찬을 함께 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점심을 먹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 특별히 (인사청탁에 개입한) 사실이 없는데 정치공작에 말려들어갈 이유가 없다. 당을 위해서도, 나 개인을 위해서도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나는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

-한 상임고문에 대한 의혹에 나온 뒤 바로 현직 야당 대표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됐다. 검찰의 무리한 정보 흘리기라고 보고 있나.

"그 사건은 원래 대한통운 사건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상임고문 이름이 나오고, 내 이름도 나왔다. 이것은 야당에 대한 정치탄압임을 반증한다."

-개헌론에 대한 입장은.

"지방선거 전에는 개헌론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당 내에서 나름대로 개헌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개헌론 논의에 응할 준비가 안됐다."

-지난해 동안 국회가 점거와 폭력, 파행으로 점철됐다. '폭력국회'라는 오명도 받았는데.

"폭력국회라는 평가에 대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가 국민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다. 민주당으로서는 선거를 통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는 노력을 하겠고, 야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거대 의석을 가진 여당도 의회주의를 유린하고 일방통행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국회가 제 역할을 하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여야가 무한정 대치하고 갈등하는 구조를 깨고 합리적으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

-새 해 민주당의 목표는.

"민주당은 중도진보 성향의 정체성을 가진 정당이다. 정체성에 맞게 당을 운영할 것이다. '국민속으로, 생활속으로'가 '생활정치'의 핵심이다. 현장 중심의 정치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눈물도 닦아 줄 것이다. 또 민주정부 10년을 토대로 한 평가와 성찰이 진행되고 있다. 뉴민주당 플랜과 관련한 후속 정책들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아마 1월 중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새 해를 맞는 소감 및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올 해는 한일병탄 100년이 되는 해이고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 되는 해다. 또 4·19민주혁명 50주년이자 5·18광주민주항쟁 30주년, 6·15남북공동선언이 만들어진 지 10주년 되는 해다. 이러한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는 한편 새해에는 호랑이처럼 용맹스럽고 역동적인 해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범띠해를 맞아 범띠인 정 대표의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저는 올 해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 모두 승리하는 해를 만들고 싶다. 좋은 꿈도 많이 꾸고, 이러한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