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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과 수달

말글 2010. 11. 7. 16:37

낚시꾼과 수달

 

2010. 11. 7.(일)

 

 

 

 

지난 3~5일(2박3일)동안 강원도 양구군 파로호에 한가지 신변정리를 해야할 일이 있어 지인과 함께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오후 12시경 도착했는데 날씨가 참으로 좋았습니다. 같이간 일행이 낮 날씨가 좋아 고기를 많이 잡을 것 같다고 하더니 저녁을 마친 8시경부터 입질이 시작되어 간간이 새벽 2시까지 입질이 이어져 씨알좋은 떡붕어를 여러마리 잡았습니다.

 

다음날에는 날씨가 흐려져 내리면서 녹는 눈도 뿌렸습니다. 일행이 하루를 더 연장해 낚시를 하자고 해 열심히 밑밥을 주고 있자니 바로 옆 나무가지 사이에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수달이 커다란 고기를 잡아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낚시터 총무가 요즘 수달이 살림망에 고기까지 가져가니 조심하라는 말이 생각나 얼른 카메라를 가지고 셔터를 눌렀으나 거리도 있고 나무가지에 가려 천연기념물 수달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오후 3시 24분경 수달은 잡은 고기를 다 먹었던지 수영을 해서 하필 내가 차려놓은 2.9칸대 찌 앞까지 눈치를 보며 수영해 오더니 카메라 셔터 소리에 놀라 잠수를 해서 사라졌습니다...전 밤새 살림망 속 붕어를 살폈지요..ㅎㅎ

 

고기를 가져가는 것은 괜찮겠으나 이 살림망은 전에 제가 직접 실을 사다 떠 니스 처리까지 한 살림망인지라 수달이 붕어를 꺼내느라 뜯어놓으면 아깝고 수달이 미운 생각이 들 것 같아 밤새 자리를 지켰지요...

 

그날밤은 유달리 5m 앞도 잘 보이지 않을만큼 안개가 자욱해 경치는 그야말로 무릉도원이었으나, 낚시조황은 별로였지요..그렇지만 새벽 4시까지 건너편과 호수 한복판에선 수달가족의 울음소리가 자주 들렸습니다.

 

철수하고 나오다 만난 주인의 말에 따르면 낚시꾼의 살림망을 벌써 여러번 망가뜨린 모양으로 걱정을 하는 눈치였습니다만...앞으로 낚시꾼의 살림망이야 좀 망가지더라도 수달가족이 번성해서 파로호 여기저기 수달의 익살스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일은 망원렌즈를 가져가 수달을 만나볼 참입니다만...

 

<사진 - '바른 선거와 깨끗한 나라'  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