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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18대 국회, 사실상 종료(연합)

말글 2012. 2. 29. 07:32

상처뿐인 18대 국회, 사실상 종료(연합)

사진은 18대 국회의 본회의 중인 모습.(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정치개혁의 기대 속에 출범한 18대 국회는 28일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만을 남긴 채 사실상 활동을 마감했다.

 

18대 국회는 시작부터 험난했다.

 

여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여파로 정치공방만 주고받다가 개원 이후 42일이 지난 2004년 7월10일이 돼서야 가까스로 첫번째 본회의를 열었다.

 

이후에도 18대 국회는 갖가지 `진기록'을 양산했다.

 

예산안은 4년 내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의해 단독처리됐다.

 

2008년∼2010년에는 4대강 사업 예산에 발목이 잡혀 `4대강 예산 여야대치→예산안 부실심사→여당 강행처리 및 야당 점거농성'이라는 수순을 반복했다.

 

2011년에는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합의처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나,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론스타 국정조사 도입에 합의해주지 않은 한나라당에 반발,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이 과정에서 격한 몸싸움은 일상화됐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번번이 난장판으로 전락했다.

 

2008년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할 때에는 전기톱과 해머, 소화기가 등장해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보였고, 2009년 7월에는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동시에 본회의장을 점거, 주먹질을 주고받는 추태를 벌였다.

 

18대 국회 후반기 들어서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하나같이 `대화의 정치'를 강조해 정치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핵심 쟁점을 놓고는 어김 없이 격한 대립으로 일관해 국회 폭력과 파행이 공식화됐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보여준 행태는 `막가파식 국회'의 절정이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 하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 단상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것이다.

 

그러나 여야는 `기득권을 지키기'에는 예외 없이 한마음이 됐다.

 

2011년 3월과 2012년 12월에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입법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을 구제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공직선거법을 처리하려다 여론의 질타를 받고 개정을 포기했다.

 

또 2011년 8월에는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무소속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디.

 

지난 27일에는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4ㆍ11 총선 국회의원 의석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선거구획정안을 의결, 정치개혁과 민생국회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철저하게 귀를 막았다.

 

여기에 입법부 수장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부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임기를 3개월여 앞두고 불명예 퇴진한 것은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jesus786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2/28 19: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