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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에 발목 잡힌 동대문구의회 ‘의장 선거’

말글 2020. 6. 27. 11:54

당론에 발목 잡힌 동대문구의회 의장 선거

- 25일 제297회 임시회 열어 1, 2차 투표 의결정족수 미달로 3차 투표전 김창규 의장 정회선언 후 자동 산회..오는 30일 오후 6시 제298회 임시회 열어 선출할 듯

 

2020. 6. 27.()

 

 

서울 동대문구의회 제8대 후반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선거가 당론 관철에 발목을 잡혀 오는 30일 오후 6시 임시회를 다시 열어 선출해야 하게 됐다.

 

서울 동대문구의회(의장 김창규)25일 오전 10시 오는 7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의장, 부의장, 운영위원장,행정기획위원장, 복지건설위원장 등을 선출하기 위한 하루짜리 제297회 임시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동대문 갑·을 당협위원장은 동대문구의회 제8대 후반기 원구성에 대해 의장엔 더불어민주당 이의안 의원을, 부의장엔 미래통합당 신복자 의원을, 운영위원장과 행정기획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숙 의원과 이영남 의원을, 복지건설위원장에는 미래통합당 이순영 의원과 임현숙 의원중 선출하되 만약 두 사람간의 합의가 안 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가져오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초 10시 열기로 한 임시회 본회의는 11명이 참여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총회 의견조율을 기다리다 오후 211분경이 돼서야 겨우 본회의를 열렸다. 김창규 의장은 그동안 의원님들 협조에 감사하고 벌써 2년이 임기가 지나 아쉬움이 남는다며 후반기 의장단은 자신처럼 아쉬움이 없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개회사를 했다.

 

이어 의장 선거 투표에 돌입하여 손세영 이순영 이영남 의원 등의 순서로 18명의 구의원이 투표를 마치고, 1차 투표 결과 당론과 다른 이현주 9표 이의안 8표 무효 1표가 나와 본회의장을 술렁이게 했다. 연이은 2차투표에서도 이현주 의원 9, 이의안 의원 8, 신복자 의원 1표가 나와 누구도 과반수 득표인 10표를 얻지 못했다.

 

분위기가 썰렁해진 가운데 3차 투표에서도 만약 1, 2차와 같은 선거결과가 나오거나 두 사람은 같은 표수를 얻게 되면, 지방자치법에서 규정된 대로 당론과 다른 연장자인 이현주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되는 모양새가 됐다.

 

3차 투표를 앞두고 김창규 의장은 투표용지 등이 없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격적으로 오후 5시 투표를 계속한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여기저기서 의장 단독 정회를 비난하고, 상임위원장 이름까지 꼭 집어 당론으로 투표하는 건 아니라는 등 불만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오후 5시 김창규 의장이 의장석에 올라 지금까지 정회중이라는 전제로 의장선거 등을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소수의 의원만 다음 임시회를 629일부터 7월 초 사이에 열어 의장선거 등을 실시하자는 의장의 의견에 동의했을 뿐, 다수의 의원들은 오늘(25) 상임위장선거까지 모두 끝내자는 의견을 압도적으로 제시했으나 의장은 다음 임시회 날자 조차 잡지않고 의장석을 내려갔다.

 

 

구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대기하며, 의회 운영하기 참 어렵다는 주장부터 정회는 구의원들을 무시한 일방적 선언이다, 왜 의사진행 속개 여부 안 밝히나?, 민주당 당론 때문에 회의진행을 못해야 하나?, 의장 탄핵해야 되는 것 아니냐? 사무국에 마지노선 정해 의견조율을 다시 해야 한다. 의장 정회시키고 집에 갔나? 다음에 선거 한다고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정회가 길어지는데 대한 발언들이 나왔다.

 

곤란한 입장을 의식한 듯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피하고 남은 12~3명의 의원들은 중국음식을 시켜 먹으며 3층 회의실에서 기다리다 오후 9시경 본회의장에 모여 의장을 성토하며 불신임안 절차 등 요건등을 논의를 했으나, 앞으로도 2년여 서로 봐야하고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너무 심한 것 같다며 915분경 의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동대문구의회는 오는 630일 오후 6시 제298회 임시회를 다시 열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뽑는 하루짜리 임시회를 한다.

 

지난 25일 열린 임시회에서 당론에 따라 특정인을 동대문구의회 의장으로 뽑기 위해 애써야 하는 의장이나, 지난 수년을 같이 해온 동료의원들 가운데 자신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당론에 따른 사람을 무조건 투표해야 하는 구의원들이나, 이 선거과정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공무원이나 취재하기 위해 지켜보는 기자나 모두 당론에 발목 잡힌 답답하고 암담한 동대문구 풀뿌리 민주주의 현실을 실감했을 것이다.

 

오는 30일 다시 열리는 298회 임시회에서는 축하와 박수를 받으며 오는 71일부터 시작되는 제8대 동대문구의회 후반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들을 소신껏 선출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당론의 무게에 짓눌려 마음에도 없는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들을 선출할까?

 

당론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정당이 옳다고 내세우거나 지지하는 의견이나 논의"를 말한다. 현재 동대문구의회 구의원들은 민주당이나 통합당에서 당에 대한 충성도가 깊고 당을 대신해서 동네일을 가장 잘할 것으로 평가받은 사람들이 공천을 받아 주민들에게 뽑힌 사람들 아닌가?

 

거기다 그중에서도 더 우수한 사람이라고 갑과 을 당협 위원장이 의장후보로 정했을 텐데도, 투표절차를 비상식적으로 진행해야 특정인이 뽑힌다면 이는 정당 스스로 이 당론이 잘못됐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부디 다음 임시회서는 코로나19로 걱정 속에 살아내야 하는 주민들이 눈살 찌푸리는 일 없이, 흠결 없는 선거절차로 박수와 축하속에 동대문구의회 8대 후반기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들을 선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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