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등 5대현안, 이익단체·청와대 관련되자 '쉬쉬'
방침 정해놓고 공개 못하고 논란 큰 문제도 '주저주저'
국회 171석의 거대 여당 한나라당이 이익단체나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말도 제대로 못 꺼내는 '뜨거운 감자' 현안들이 있다. 지도부 회의에서는 격론을 하고 있으면서도 밖으로는 드러내지 않거나, 또는 내부적으로 방침을 다 정해놓고도 눈치를 보느라 공개를 못하는 식이다.
◆뜨거운 감자-5대 현안
박희태 대표는 6일 국회 문방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방송관계법 처리를 독려했다. 하지만 '공영방송법'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법은 KBS 위상 변화, MBC 민영화 논란과 관련된 핵심 법안으로 당내 미디어특위가 일부 검토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최근 당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는 "특위가 지도부에 보고도 않고 마음대로 법안을 만드느냐"고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자 특위 소속인 강승규 홍보부본부장은 "KBS의 공영방송 지위를 공고히 해주면 MBC와의 동조 파업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법안을 논의했는데 여러 우려 때문에 2월 국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미디어특위는 '2월 발의' 입장을 접었다.
- ▲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박희태 대표(오른쪽)와 홍준표 원내대표(왼쪽)가 악수한 채 심각한 표정으로 밀담을 나누고 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 역시 일찌감치 '2월 국회 처리 포기' 방침은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안상수 의원이 "도대체 2월 국회에서 처리할 의지가 있느냐"고 따지자, "2월 국회에서는 상임위만 통과시키고 본회의 처리는 미국 상황을 봐가며 미루겠다"고 했다고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의 경우에는 지도부 회의에서 안상수 김영선 의원 등이 "재벌(옹호)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박희태 대표가 "부산에서 이미 (롯데가) 140층 건물공사를 시작했다"며 논란 확산을 막았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문제도 홍 원내대표와 남경필 의원 등이 "빨리 경질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상득 의원이 "내부적인 토론 내용이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며 차단했다고 한다.
◆이익단체·청와대 눈치보기
이처럼 한나라당이 외부로 꺼내놓기 꺼려하는 사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대형 이익단체나 청와대와 관련돼 있다. 공영방송법은 KBS와 MBC가, 비정규직법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FTA비준동의안은 농민단체가 걸려 있다. 공개적으로 문제를 드러낼 경우 이들이 거세게 반발할 텐데 이를 조정할 자신은 없기 때문에 '쉬쉬' 하고만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잠실롯데월드는 공개적인 논란을 벌일 만한 사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추진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로선 논란을 드러내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김 청장 내정자 거취 문제 역시 청와대의 '신호'를 받고 경질론 확산을 막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부터라도 각 상임위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법안심의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설날이 지나고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일은 안하고 놀고 먹는 국회가 재연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민주당이 대정부 질문하고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오는 19일까지 상임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일하지 않고 놀 것 같으면 국회의원직을 그만 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순호 기자
입력 : 2009.02.07 03:06 / 수정 : 2009.02.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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