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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봉변'…"괴한에 피습" vs "오노 액션"(서프라이즈)

말글 2009. 2. 28. 23:55

전여옥 '봉변'…"괴한에 피습" vs "오노 액션"(서프라이즈)

멱살잡이 실랑이 끝에 병원行…양측 진술 엇갈려

기사입력 2009-02-27 오후 3:50:08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오후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원으로부터 멱살잡이를 당했다. 전 의원과 한나라당 측은 "신원 미상의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입장인 반면 단체 측은 "해프닝성 충돌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국회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전 의원은 큰 부상을 당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전 의원의 민주화운동 재심의 추진

양측의 주장과 목격자들에 의하면 충돌은 이날 오후 12시 50분 경 발생했다. 야당 의원을 면담하기 위해 국회에 온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방호원 등에 의해 출입이 제지돼 본청 면회실에 머물고 있던 중 한 노년의 여성 회원이 전 의원을 발견한 것.

이 여성 회원은 전 의원의 멱살을 붙잡으며 격렬하게 항의했고 전 의원 측의 보좌진과 다른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에 의해 충돌은 곧 종결됐다.

▲ 사건 직후 의료진에게 가고 있는 전여옥 의원 ⓒ연합뉴스

이후 전 의원은 국회 의무실을 거쳐 인근 병원으로 향했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곧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전 의원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피습 당해 눈 부위를 다쳤다고 한다"며 "누구에게 맞았는지 범인을 색출하는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사법 당국의 수사도 의뢰하기로 했다.

<프레시안>과 만난 시민단체 회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반박했다.

사건 현장 바로 옆에 있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 회원이 먼저 멱살을 잡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10초도 안 되서 양측이 떨어졌고 '정체불명의 괴한'의 폭행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전 의원측 보좌진과 단체 회원들이 같이 떼어놓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회원도 "로비에서 벌어진 일이라 목격자가 엄청나게 많았고 CCTV에도 다 찍혀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해프닝'으로 병원에 누웠다면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 오노와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이 충돌은 한 전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민주화운동 인정 사건의 재심의 관련 법안으로 인해 촉발됐다.

전 의원은 지난 25일 동의대 사건 등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사건과 관련해 직권으로 재심의할 수 있는 기간을 10년으로 늘리고 재심의 회수를 1회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이날 멱살을 잡은 사회단체 회원도 이 사안에 대해 격렬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열 기자

 

 

‘전여옥 폭행’ 이슈화나선 한나라 “눈 후벼팠다” 주장 (데일리서프)
김형오 의장, 병문안까지...창조한국당 의원 폭행때완 ‘천지차이’
입력 :2009-02-27 16:48:00

[데일리서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의 폭행사건과 관련 시민단체와 한나라당의 입장이 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경찰이 현재 용의자를 붙잡아 조사 중으로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집단 폭행을 주장하고 실명 가능성을 언급해 ‘정치 공세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즉각 성명을 내고 전 의원을 병문안하는 등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사태 때와는 ‘천지차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2시 40분경 국회 본청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공동대표 이모(68·여) 씨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국회 관계자와 목격자 등에 따르면 전 의원은 눈 주위를 얻어맞았으며 병원에 입원했지만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가 관할구인 영등포경찰서는 즉시 출동해 이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측은 CCTV 등 관련 자료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즉각 이슈화에 나섰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전 의원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피습 당해 눈 부위를 다쳤다고 한다”면서 “누구에게 맞았는지 범인을 색출하는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현 대변인은 더 나아가 집단폭행을 주장하고 “전 의원의 눈을 후벼 팠다, 현재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실명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12시 45분경, 전여옥 의원이 국회 본청에서 후문으로 나가려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5~6명의 여성들이 달려들어 욕설을 해대며, 할퀴고, 머리를 쥐어뜯고, 얼굴을 때리고, 전여옥 의원의 눈에 손가락을 후벼 넣었다”고 집단 폭행을 주장했다.

윤 대변인은 “현재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서울시내 순천향병원에 입원 중에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한 뒤 “국회가 불법 폭력의 전당으로 전락하다 보니 백주대낮에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고 국회 사태와 연결해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 10년 집권세력이 법과 질서를 무너뜨리더니 결국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국회의장은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수사 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로 이 사건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내일’의 심재철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 의원에 대한 테러행위는 국회 내 폭력이 통제 불능에 빠졌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국회 사태와 연결시키며 “국회의장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이날 순천향병원에 입원한 전 의원을 즉각 방문해 위로했다. 김 의장은 또 성명을 내고 “민의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 대한 명백한 테러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며 “경찰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폭행을 당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로 대단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런 사건이다”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허용범 국회 대변인 내정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영등포경찰서에서 용의자를 잡아서 조사 중이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그 사람이 전 의원을 폭행한 사람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회원들은 멱살을 잡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따르면 사건 현장 바로 옆에 있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한 관계자는 “10초도 안 되서 양측이 떨어졌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시민단체 회원도 “그런 ‘해프닝’으로 병원에 누웠다면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 오노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로비에서 벌어진 일이라 목격자도 많았고 CCTV에도 다 찍혀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화운동정신계승 국민연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대기하다가 우연히 전 의원을 만났다”며 “10초 정도밖에 안된다, 국회 CCTV에도 다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신원 미상의 남성, 2~3명 여성 등으로 무분별하게 보도되고 있는데 60대 여성 노인이다”고 말했다.

실제 연합뉴스 등에 찍힌 사진 속의 전여옥 의원 눈은 그렇게 심한 부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이다.

김 의장은 또 앞서 용산참사 사건 당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폭행을 당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당시 용산참사 사고 현장 건너편에서 길을 건너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고 10미터 이상 끌려갔으며 10여명의 전경들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은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번 국회의원 폭행사태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회의원 모두에 대한 폭력이자 국회 자체에 대한 모욕이다”면서 “따라서 국회의장을 비롯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해당 상임위원장은 국회의원 폭행사건을 나의 일로 생각하고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점을 지적하자 허 내정자는 “잘 모르겠다”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