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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뉴민주당플랜' 노선투쟁 점화(연합)

말글 2009. 5. 19. 08:45

민주, `뉴민주당플랜' 노선투쟁 점화(연합)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강병철 기자 = 민주당 내에서 당의 진로를 둘러싼 세력간 노선투쟁이 본격화됐다.

   뉴민주당비전위원회가 17일 당 현대화를 기치로 내건 뉴민주당선언 초안을 공개하자 백가쟁명식 정체성 논쟁이 계파별로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시절 `난닝구(실용) 대 빽바지(개혁)' 논쟁의 재연이라는 평마저 나올 정도이다.

   논란의 핵심인 당 이념 좌표의 경우, 기존에 검토됐던 '새로운 진보'나 '신중도개혁'이 아닌 '현대화의 길'이라는 탈이념적 개념이 초안에서 제시됐으나 '현대화'라는 용어에 당내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진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의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18일 "지금은 선명한 진보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고, 국민모임 장세환 의원도 "중도진보적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대표 역시 진보적 색채를 강조하자는 비주류측 주장에 동조했고, 친노(親盧)측 안희정 최고위원도 "국민은 중도개혁을 이념적 기회주의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구(舊) 민주계는 중도개혁주의를 유지하자는 쪽이다. 열린우리당 시절 논쟁거리였던 진보 가치를 내세우면 스스로 외연을 축소해 재집권도 요원해진다는 논리다.

   반면 초안에 담긴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확연했다.

   비주류측은 초안에서 보수진영의 용어도 차용할 수 있다며 성장 등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해 우향우 우려와 함께 상당한 반감을 보였다. 당이 재벌문제에 대해 시장 논리와 현실론에 얽매여 폐해를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는 정 대표를 비롯한 주류가 선명야당, 대안야당의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주지 못한 채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며 정체성이 오락가락했다는 견제심리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19일 당이 주관하는 국회의원.지역위원장 간담회 때 포문을 열겠다는 태세다.

   하지만 정 대표는 뉴민주당 플랜을 주류, 비주류 간 주도권 다툼으로 바라보거나 지도부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를 갖고 접근해선 안된다며 건강한 토론을 당부했다.

   그는 우경화 논란에 대해 "중도개혁이든, 새로운 진보든 문패를 어떻게 바꿔다느냐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논쟁 자체를 환영한다"며 "변화와 쇄신,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뉴민주당 플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선과 총선 참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부족할 뿐더러 비생산적인 정체성 논쟁에 치우칠 공산이 커 `반(反)MB 전선'에 동참할 세력을 확대하는 차원의 논쟁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진보정당들은 민주당이 초안에서 낡은 진보를 배격할 대상으로 분류한데 대해 발끈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당은 뉴민주당 플랜을 통해 다시 부유층 정당임을 선언하는 것 같다"며 "부유층 이해를 대변하겠다고 나선 민주당은 더이상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고 이야기하는 말따로 행동따로 정책을 그만둬야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좌파 신자유주의를 추진했다면 뉴민주당플랜은 중도 신자유주의를 천명하고 있다"면서 "진보가 그렇게 주장한 기회의 균등을 훼손시킨 당사자들이 반성은커녕 낡은 진보를 넘겠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각론에서 차이가 있을 지 모르지만 산업화, 민주화에만 천착하지 말고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는 도약을 이루자는 기조는 한나라당 입장과 같은 것임을 확인했다"며 "이제 민주당과의 이념싸움에는 종지부를 찍게 될 것임을 믿으며, 선진화를 위한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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