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이하 조직 모두 팀으로 일원화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 지난 2월 취임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주 해외파트를 마지막으로 국정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국정원은 차장 등 정무직이 바뀌어 인사요인이 발생한 데다가 인사철을 맞아 인사를 실시하면서 직원들의 연공서열을 파괴, 능력위주로 재배치.재교육함으로써 인적쇄신을 단행했다고 14일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금까지 `국-처-단-계'로 구분됐던 하부조직을 국장 산하의 팀으로 모두 일원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3급이 맡았던 처장이 사라지고 5급 이상이면 직급과 근속연수에 상관없이 팀장을 맡도록 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또 그동안 2급이 맡아왔던 원장 비서실장도 3급으로 직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국정원장 주변부터 개혁에 나섰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2~4급 고위급 직원 가운데 70여명이 보직을 받지 못했고 국정원은 자체교육기관인 정보대학원에서 이들을 재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은 새로운 보직을 맡은 지 몇 달도 되지 않아서 다른 자리로 옮기게 돼 체류국 카운터파트와 업무협조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의 이번 인사에 대해 야권에서는 최근 인사에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고, 김대중.노무현 전임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인사들이 배제됐다는 국정원내 일부 의견을 거론하며 정치적 고려가 개입된 인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14일 구두논평을 통해 "지난 1년간 국정실패의 원인은 인사실패"라면서 "정부가 이를 반성치 않고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마저 TK인사로 물갈이해서 장악하려고 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을 무소불위 권력기관화하려는 국정원법 개악 시도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원세훈 원장이 조직마저 개악하려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개혁을 명분으로 국정원이 과거 암울했던 시절로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국정원은 엄정한 정치적 독립이 필요하다"면서 "과거의 중정(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정권유지보호 위해서 역할 해온 불미스런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조직개편에는 늘 불만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국정원이 그 본분과 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적의 조직을 갖추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측은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정무직 인사내용은 공개하지만 그 이하 인사내역에 대해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인사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일 뿐 다른 고려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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