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원칙정치 상실 거품빠져 고정표만 남아
ㆍ경향신문·KSOI 여론조사
입력 : 2009-08-27 18:10:59ㅣ수정 : 2009-08-28 07:27:31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에 비상등이 켜졌다. 각종 차기 대권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까지 40%대의 고공행진을 하던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여전히 1위이지만, 그 위세가 갈수록 약해지는 흐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미디어법 강행처리 등 굵직한 사건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친박계 내부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5일 전국의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를 실시,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박 전 대표는 26.4%로 1위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6월22일 조사 당시 29.9%와 비교하면 3.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1~5월만 해도 30~40%대를 기록했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엔 20%대로 내려앉았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지난 7월22일 미디어법 강행처리 과정에서의 ‘오락가락 행보’ 이후 뚜렷해진 추세다. 박 전 대표는 당시 ‘반대표 행사’ 등 여권을 들썩이게 했지만, 결국 미디어법 처리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표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내세운 ‘원칙의 정치’에 의문부호가 찍히면서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SOI는 조사 결과에 대해 “비(非)한나라당 지지층 중 박 전 대표를 지지하던 세력 중 일부가 미디어법 정국의 박 전 대표 입장 변화 논란 과정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정치·사회조사팀장은 이탈한 지지층에 대해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한 박 전 대표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여권 쪽으로 행보를 바꾸면서 실망하고 지지를 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식 ‘한마디 정치’의 한계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당 속의 야당’을 자임하는 행보는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평가가 반영된 20%대 중반의 현 지지율은 박 전 대표의 ‘진성’ 지지층만 남은 결과로 보인다. 이 수치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표가 얻었던 지지율과도 엇비슷하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는 “이 대통령의 대항마로서 반사이익을 누린 효과가 떨어지고 골수 지지층만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내부의 고민도 깊다.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높은 지지율 수혜를 입은 측면도 있지만, 결국은 여권 주자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지지층을 넓히려면 때로 여당 내 야당을 하며, 대통령과 대립도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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