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과학☆건강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부' 적극 돕겠습니다(연합)

말글 2009. 12. 1. 17:44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부' 적극 돕겠습니다(연합)

부산불교봉사연합, '찌아찌아족 지원 장학회' 첫 설립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의 한 봉사단체가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族)을 지원하는 장학회를 처음으로 만들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 언론을 통해 찌아찌아족의 한글 채택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과 지자체, 시민단체 등의 후원 손길이 쇄도했지만 이번 장학회 설립은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준다.

   1일 (사)부산불교봉사연합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정관규칙을 신설하고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을 돕는 장학회를 결성했다. 이에 따라 이미 장학금 2천달러(한화 240만원)도 내놓은 상태이고 매년 2천달러 이상의 장학금을 마련해 찌아찌아족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3년 출범한 이 단체는 불교도 외에도 기독교도, 천주교도 등 종교를 떠나 봉사에 관심있는 700여 회원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7년간 120회가 넘는 봉사활동을 펼쳐왔을 정도로 '종교단체'보다는 '봉사단체'에 가까운 사단법인이다.

   불교봉사연합이 찌아찌아족을 후원하는 장학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올해 창립 7주년을 맞아 국제교류를 모색하던 차에 언론을 통해 찌아찌아족의 한글 공식문자 채택 소식을 접하면서부터.

   수소문 끝에 찌아찌아족에게 한글보급사업을 하고 있는 훈민정음학회에 연락을 하고 학용품이나 옷 등을 지원하는 방법을 문의했지만 연구기관인 훈민정음학회에서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불교봉사연합은 재차 지원방법을 요구했고 이에 학회 쪽은 찌아찌아족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이 어떻겠느냐는 역제안을 하게 된 것.

   권영찬 부산불교봉사연합 회장은 "한글을 처음으로 보급하게 된 의미있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매년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훈민정음학회의 이호영(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우리돈 1만원의 가치는 찌아찌아족에게 1년 학비와 간단한 학용품 등을 지원해줄 수 있는 큰 돈"이라며 "찌아찌아족을 지원하는 장학회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인 만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게 바우바우시(市)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찌아찌아족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중부 부톤섬에 사는 인구 8만여명의 소수민족으로 최근 자신들의 고유어인 찌아찌아어를 보존하기 위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으며 바우바우시는 부톤섬의 최대 도시이자 행정중심지다.

   win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01 13: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