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김정은 기자 =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다.
지역구도가 고착화된 정치현실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는 전체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MB 정권' 임기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데다 세종시 문제, 개헌 및 지방행정체제 등 굵직한 현안의 한복판에서 치러지는 만큼 수도권 광역단체장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일부 인사들도 뛰어들 것으로 보여 흥행성도 높은 `빅매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후보군의 윤곽이 뚜렷하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각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수도권 `도백'을 향한 경쟁의 불씨가 곳곳에서 지펴지고 있다.
▲서울시장 = 수도 서울이 갖는 위상과 함께 대권을 향한 티켓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여야 모두에게 있어 최대 승부처이자 요충지다.
한나라당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과 3선의 원희룡 의원, 재선의 정두언, 나경원 의원 등이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한나라당 소장파 원조그룹내 격돌이다.
13일 현재까지는 오 시장과 원 의원만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사상 첫 서울시장 재선을 노린 오 시장은 지난해 일찌감치 재선 출사표를 던졌고, 원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을 준비중"이라고 공개했다.
친이(친 이명박)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과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나경원 의원도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원희룡 의원이 오세훈 시장을 향해 강공에 나서고 서울시측이 적극 응수, 조기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당내 경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본선까지 이어질 수 있는 흥행성있는 경선, 민주당 후보를 누를 수 있는 당선 가능 후보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친노(친노무현)계인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한 전 총리가 당초 불출마 쪽으로 기울었으나 최근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의 반작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말도 나온다.
또한 김성순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송영길, 추미애, 박영선 의원, 김근태, 김한길, 신계륜, 유인태, 이계안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구민주계인 김성순 의원의 출마선언에 이강래 원내대표와 박지원 정책위의장 등 20여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끈 가운데 손학규계인 송영길 의원, 정동영계인 박영선 의원, 민주당 386그룹의 맏형격인 신계륜 의원 등이 나서게 되면 계파구도는 뚜렷해질 전망이다.
친노 핵심인사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져 `한명숙 대 유시민'이라는 친노진영내 대결이 성사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출마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와 함께 세종시 수정 문제가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민심의 척도인 서울지역 여론, 여야간 힘의 균형, 여권내 역학구도 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세종시 여파는 서울시장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경기지사 = 한나라당에서는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김문수 현 지사의 거취가 핵심이다. 재선 도전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김 지사는 재선과 당권 도전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핵심인사는 "김 지사가 출마하지 않겠느냐"고 밝힌 반면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당권 도전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 정몽준 체제의 안착 여부, 세종시 문제에 따른 여권의 지형변화가 김 지사의 결심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차기 대권을 향한 김 지사의 행보와도 직결돼 있다.
만약 김 지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을 경우 당내 후보군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선의 남경필 의원, 지난 2006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4선의 김영선 의원, 심재철 국회 예결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원유철 경기도당위원장, 정병국 의원, 김황식 하남시장, 유화선 파주시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최고위원과 3선인 김부겸, 원혜영, 이종걸, 정장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수원을 기반으로 한 김진표 최고위원의 지명도가 적지않은 데다 그동안 꾸준히 출마를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쉽지 않은 경기도지사 선거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천정배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진보신당에서는 심상정 공동대표가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민주노동당에서는 안동섭 도당위원장, 정형주 중앙위원, 김용한 전 도당위원장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인천시장 = 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현 시장이 지난7월 3선 도전 의사를 공식 천명한 가운데 박상은, 이윤성, 유정복, 윤상현, 이학재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차기 시장직을 둘러싼 경쟁은 잠복해 있으나, 인천 정무부시장을 지낸 박상은 의원과 2002년 인천시장 경선에서 패배의 아픔을 겪은 4선의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 가운데 최소한 1곳에서는 친박계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유정복, 이학재 의원은 친박계 인사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안 시장과 친이계(박상은. 이윤성), 친박계간 3파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교흥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유필우 인천시당위원장, 문병호 전 의원, 이기문 전 의원 등이 후보로 꼽힌다. 또한 서울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송영길 의원도 꾸준히 거론된다.
민주노동당에서는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 및 후보 연합이 제기된 상태여서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kbeom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12/13 11: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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