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오세훈 서울시장(조선)

말글 2009. 12. 15. 10:06

오세훈 서울시장(조선)

  • 정리=서일호 차장대우
  • 강신혜 인턴기자

입력 : 2009.12.14 16:17 / 수정 : 2009.12.14 16:41

Q 광화문광장은 실패 아닌가?
A 서울 랜드마크 자신!

Q 디자인에 밀려 복지 소홀하다는데?
A 하나하나 따져 보자!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2월 3일 강천석 주필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났다. 오세훈(48) 시장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4년 사법고시 26회에 합격, 2000년 16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2006년에는 최연소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강천석  오 시장 머릿속에 담겼던 ‘디자인 서울’이 조금씩 서울 거리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시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광화문광장’에 대해 오 시장님 자신의 설명을 해보시죠.

오세훈  광화문광장에 대한 오해는 광장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부분 개장한 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걸핏하면 시위대에게 점령되는 서울 광장의 재판(再版)을 우려하는 소리 때문에 원안이 수정되는 데서 비롯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광화문광장이 가지는 큰 의미 중 하나는 서울을 상징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내년 10월 광화문이 완성되면 그 모습이 더욱 완벽해지리라 봅니다. 한국 기자가 백악관 앞이나 타임스퀘어 등에서 리포트를 하는 것처럼 외국 언론사의 서울 특파원이 광화문광장에 서서 리포트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 지원으로 광화문광장이 더욱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오 시장은 민선 서울시장 중 최연소인 46세에 시장이 됐습니다. 취임 이후 일관되게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는데요. 

  디자인 시정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먹고사는 문제로서의 디자인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보다 스타일리시한 도시로 만들기 위한 디자인입니다. 바로 산업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이죠. 그중 저는 공공디자인을 먼저 시스템화했습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만들었고 본부장을 부시장급으로 임명했습니다. 시설물을 만들든 아파트를 만들든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의해서 하드웨어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된 거죠.

  더 이상 ‘성냥갑 아파트’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그 일환이군요.

  그렇습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꽃담황토색’의 해치택시가 등장할 겁니다. 꽃담황토색은 오렌지색과 흙색을 합한 색입니다. 이 택시들이 서울 거리를 다니면서 서울의 색과 이미지를 바꿀 겁니다. 버스 색깔도 교체할 계획입니다. 서울의 색을 단청 빨간색으로 정했고, 서울의 상징은 해치로 선정했으며, 서체는 남산체와 한강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5개 자치구에 자연스럽게 디자인과가 생겼고, 전국 광역자치단체에도 디자인과가 생겼습니다. 서울시 1기 디자인 본부장이 공공디자인의 시스템화에 비중을 뒀다면 몇 달 전 취임한 2기 본부장은 산업디자인에 비중을 둘 것입니다.

  도시 생성기와 달리 이미 만들어진 도시에 디자인을 불어넣으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거처럼 권력자가 부여했던 리더십이 아니라 시민의 동의로 얻어지는 리더십 말입니다.

  제가 주로 활용하는 방법은 강연입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강사들을 한 달에 두 번씩 서울시 ‘창의포럼’에 모셔 과장급 이상 공무원에게 강연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내부 주파수를 맞추고, 외부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제가 직접 강연을 합니다. 지금까지 제 강연을 들은 서울시민의 수는 3만명 정도 됩니다. 서울시 직원까지 합치면 5만명 정도입니다.

  오 시장은 ‘서울 업그레이드를 위해 세계 어떤 도시도 롤 모델로 삼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인터뷰 할 때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느 도시를 벤치마킹하고 있느냐’입니다. 저는 자존심이 상해서 일부러 ‘1000만명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가 벤치마킹할 만한 곳은 지구상에 없는 것 같다’고 대답해요. 그래도 굳이 도시이름을 들어달라고 하면 문화도시로서는 뉴욕, 역사도시로는 로마, 효율성으로 따지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을 부분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답해줍니다.

  오 시장은 ‘386세대’입니다. 경력을 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환경 운동’ 등 진보적인 성향의 키워드 속에서 일했는데, 어떻게 해서 보수적인 색채를 띠게 됐습니까.

  저는 대학생 때 학생운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민주’ ‘환경’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참한 것입니다. 제가 환경단체를 돕기 시작한 것은 이념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변호사로서 주목을 받은 것도 ‘일조권’을 행복추구권으로 해석한 것이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았을 때부터였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돼 TV에 설명하러 나갔다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당시 재판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외국 판례를 알아보기 위해 환경단체를 직접 방문했는데,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해 무료로 법률상담을 해주기 시작했어요.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7년 정도 환경 변호사로 적극적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요즘에는 환경단체로부터 반대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요즘 복지계통 사람들 만나면 ‘복지시장’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문화계통 사람들 만나면 ‘문화시장’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환경계통 사람들을 만나면 비판을 많이 받아요.

  그들의 최대 공격 이유는 뭡니까.

  요즘은 ‘한강 르네상스’ 때문에 지적을 많이 받아요. 또 ‘오 시장은 서울에 녹지를 많이 만들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도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환경’ ‘인권’ ‘복지’ 등은 진보 세력의 전유물이 됐습니다. 보수 세력은 이런 키워드로 공격을 많이 당하죠. 하지만 앞으로는 보수 세력도 이런 테마들을 잘 활용해야 할 겁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40대 보수로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최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측이 ‘오 시장은 디자인에 주력하고 복지는 소홀했다’며 저를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여당 할 때 복지정책과 지금 서울시의 복지정책을 비교해 보면 지금 서울시의 복지정책이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부터 같이 토론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하더라고요. 저는 한나라당분들에게도 ‘보수당이 더욱 복지를 화두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결국 정책이 확실하면 보수 측에서도 복지라는 키워드로 진보 측을 이겨낼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는 존슨 대통령 시대에 ‘위대한 사회’라는 구호 아래 빈곤층의 교육과 환경에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존슨 시대가 지나고 20년 후에 추적조사를 해서 그 복지정책이 어떻게 됐느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결과를 살펴보니 미국인들이 투입한 세금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빠져나갔을 뿐이에요. 복지는 진보의 무기인 동시에 자살 도구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그걸 유념해야죠. 지금 서울시의 복지정책은 돈만 주는 게 아니라,  IDA(Indivi-dual Development Accounts·개인발달계좌)를 활용합니다. 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개인발달시스템인데, 과거 미국에서는 돈만 줬다면 우리는 이를 들여오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집어넣어 보완했습니다. 재테크 노하우 전달, 정신 무장 등으로 교육시키는 겁니다. 즉 두 개의 축을 활용하는 것이죠. 하나는 장사 밑천이 쌓여가는 걸 보면서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고 자립 의지를 키워주는 겁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정신적인 버팀목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이는 노숙인의 수를 줄이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저는 ‘희망의 인문학 코스’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해보았습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교육을 시키는 것이죠. 이전부터 고민하다가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클레멘트 코스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좋은 학자들을 모아 뒷골목 아이들에게 강연을 해줬는데, 몇 년간 추적조사를 해보니까 그 지역 아이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 발견됐죠. 그것을 보고 무릎을 쳤습니다. 바로 복지국장을 불러서 이 코스를 연구·개발하도록 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노숙인 수기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노숙인 탈출기가 나온다는 보도를 접하고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에 대해 물어볼 참이었습니다.

  작년에 노숙인 300명으로 코스를 진행해봤어요. 효과가 좋았습니다. 300명 중에 ‘완주율’이 67%나 됐어요. 제가 꾸준히 편지를 받는데 ‘나 자신에게 놀라고 있다’ ‘처음에 밥 얻어 먹으려면 들어야 하는 건 줄 알고 억지로 끌려갔는데 한 번 듣고 한 번만 더 듣자고 하다가 끝까지 들었다’ 등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완주자들 서베이를 해보면 87%는 ‘내가 바뀌었다’는 답변을 합니다. 작년의 성과에 용기를 얻어서 올해는 1500명으로 늘렸습니다. 올해는 1200명이 완주를 했습니다. 이번 완주율은 80%나 돼요. 작년에는 경희대 한 곳에 위탁을 했는데 올해는 경희대를 포함해서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공회대 등 4군데에 위탁했어요. 교수님들도 굉장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세요.

 서울시 공무원은 몇 명 정도 됩니까.

  기준에 따라 다른데, 소방공무원까지 합치면 본청 공무원은 1만5000명 정도 되죠.

  공무원들과 3년 반 정도 살아보니까 어떤 느낌이 듭니까.

  사실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제가 처음에 많이 힘들게 했거든요. ‘3% 퇴출’부터 시작해서 ‘상시 평가’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옛날에도 ‘근무 평가’라는 게 있었지만 이미 승진할 사람이 정해져 있고 그 사람에게 ‘수’를 몰아주는 엉터리 시스템이었습니다.

  그 같은 상황은 공무원을 포함해서 일반 기업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걸 완전히 다 바꿨습니다. 매달 직원들이 자신의 업적에 대해 길게 쓰게 했습니다. 한두 줄로 쓰면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한 장은 그렇게 못 씁니다. 또 매달 쓰면 더욱 그렇습니다. 잘한 것, 못한 것, 장단점 등을 틈틈이 적어놓아야 해요. 지금은 너무 힘들다고 해서 분기별로 바꿨는데, 저는 이 시스템이 지금의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취임하고 나서 인사시스템, 평가시스템을 바꿔놓았는데 작년에는 청렴도 1등을 했습니다. 평가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이 퇴출제도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퇴출이 아니라 재교육시스템입니다. 좀더 힘든 코스에 넣어서 살아 돌아오면 생존하는 거고 거기서 못 견디면 옷 벗고 나가는 겁니다. 일단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을 골라서 재교육 코스에 넣고 6개월 후에 한 번 평가를 합니다. A급, B급, C급으로 나눠요. 거기서 잔류하는 사람은 또 6개월 후에 평가해요. 이렇게 3번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임기 중 가장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들 합니다. 특히 ‘공무원을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조직을 바꾸기는 엄청나게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용산 사태’가 마음 아픕니다.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받았던 창의 시정 아이디어 중 가장 유용했던 것은 어떤 건가요.

  지금까지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18만건이 넘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매달 3번씩 ‘창의 보고회’라는 심사과정을 거치는데 거기서 통과한 3000여개의 아이디어는 현재 실제 정책으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의미 있게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중소자영업자들의 대출을 쉽게 만든 것,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120 수화상담 등입니다.

  시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기간은 어디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까.

  남은 기간은 역시 ‘서울형 복지’를 안착시키는 데 가장 역점을 두게 될 것 같습니다.

  오 시장은 일찌감치 시장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재선에 성공하면 그것이 대권 도전에도 영향을 미치리라고 봅니까.

  최종적인 평가는 시민께서 해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전임 시장께서 대통령이 된 만큼 저의 서울시장 재선도 대선과 연결해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현재의 자리를 다음 단계로 가는 디딤돌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확고한 생각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서울을 바꿔가는 데 미쳐 있는 상태로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날까지 서울 업그레이드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오 시장은 용모 때문인지 어려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는 정치가로서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그 오해도 많이 불식됐다고 봅니다. 서울시의 대박상품인 장기전세주택 시스템 ‘시프트’를 도입하면서 인터뷰를 자주 했습니다. ‘그 발상이 어떻게 나왔냐’고 물어서 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어렵게 살았습니다. 초등학교만 4군데를 다녔어요.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이사를 해야 했죠. 삼양동 판자촌에서도 살았습니다. 오죽하면 한 군데서 오래 사는 것이 어린 시절 꿈이었습니다. 친구를 사귈 만하면 전학 가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장기전세주택을 고안해낸 겁니다. 이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 어린시절이 많이 전달됐습니다. 요즘에 제게 귀족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오 시장은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국회에서의 폭력사태는 어떻게 봅니까.

최근 법안이 발의됐더라고요. 일단 그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법으로 관리해야 하는지는 고민해야겠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문화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회 폭력문제는 그동안 게임의 룰이 없었고, 여야의 대립 상황에서 야당이 극한 투쟁을 하는 것을 그들의 본령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잘못된 문화가 남겨진 겁니다. 국회에서 행해지는 물리력 행사에 대해 처음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일단 막아놓으면 그것을 전제로 새로운 정치질서가 형성될 겁니다. 과거처럼 쇼맨십이 강한 사람이 유리한 시스템이 되면 또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최근 세종시 이전 문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세종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종시를 건설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균형발전’이라고 하면 서울시와 세종시 모두 실질적 이익이 나타나야 하는데, 원안대로 하면 그 지역에도 도움이 안 되고 인구분산, 교통량 감소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구역 개편 역시 서울시의 도시 브랜드가 존치되는 방향에서 주민의 공감대를 얻어 10개구 정도로 통합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미국의 미셸 오바마도 강력한 분이지만, 오 시장의 부인 송현옥 교수(세종대 영화예술학과)도 디자인, 문화 등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무근입니다. 일단 저희 부부는 얼굴을 자주 못 보고 삽니다. 또 제가 문화를 얘기할 때는 문화예술인들이 말하는 그 문화만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문화예술이 도시에 가져오는 부가가치를 강조합니다. 이는 저희 집사람이 들으면 질색을 하는 얘기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이 생각하는 문화와 도시를 운영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문화는 콘셉트부터가 다릅니다. 저희 집사람은 전형적인 연극쟁이입니다. 작품 세계에 빠져서 사는 사람이에요. 사회 현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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