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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공심위 구성' 왜 충돌하나(연합)

말글 2010. 3. 8. 19:59

친이-친박, '공심위 구성' 왜 충돌하나(연합)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8일 정면 충돌은 그동안 쌓여온 양 진영의 앙금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총선 이후 2년여만의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6.2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지만, 실상 중앙당 공심위가 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현 당헌.당규에 따르면 중앙당 공심위는 전반적인 공천심사의 기준을 정하고, 전국 16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전략지역 선정 및 후보자 공천 등의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친이.친박 양측이 공심위 구성을 놓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2008년 공천 파동의 후유증 및 전략지역 확보 문제, 세종시로 불거진 감정싸움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공천을 `친박학살'로 규정하고 있는 친박은 자파 인사가 3명이 참여한 반면, 범친이는 6명에 달하는데다 친박의 경우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친박은 그 대안으로 구상찬 의원을 친박계 핵심인 이성헌 의원으로 교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굳이 계파를 따지지 않더라도 이 의원이 제1사무부총장을 지낸 `조직 전문가'라는 것이다.

   반면 친이 입장에서 공심위 구성안 자체가 계파를 안배하기보다는 지역, 선수(選數), 성별 등을 감안해 마련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성헌 카드'에 반대하고 있다.

   친이 박순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심위 구성에 있어서 계파 안배 등 국민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끼어들어선 안 될 것"이라며 `투명한 공심위 구성'을 강조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 텃밭인 일부 지역에서 친이.친박간 대결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는데 따른 전초전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재공천을 노리는 친이 김범일 현 대구시장과 친박 서상기 의원의 양자 구도가 예상되며, 경북지사 선거는 친박 성향의 김관용 현 경북지사와 친이계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2파전 양상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종시 논란 과정에서의 발생한 계파간 생채기 내기도 기름을 부은 격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성헌 의원이 아무 근거도 없이 `정부기관의 박근혜 전 대표 뒷조사설'을 언급했는데, 이에 대한 사과도 없이 공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친이의 대체적 정서"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은 친이의 `이성헌 비토'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이 "우리가 친이계의 검열을 받아 (공심위) 명단을 내야겠느냐. 이는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심위 구성을 둘러싼 친이.친박의 제2라운드는 오는 10일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당 지도부가 친박 의원들과 `일 대 일 접촉'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 등을 확인하는 동시에 다시 한 번 물밑조율을 벌일 계획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kbeom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3/08 15: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