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비리☆불법행위

송병춘에 자문위 8개… 곽, 선거도운 73명에 120개 자리 줬다(조선)

말글 2011. 9. 5. 11:45

송병춘에 자문위 8개… 곽, 선거도운 73명에 120개 자리 줬다(조선)

기사입력 2011-09-05 03:00:00 기사수정 2011-09-05 08:41:02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선거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인사 73명을 시교육청의 자문위원회에 앉힌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있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도 포함돼 있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생긴 ‘사람 빚’을 갚으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선거 도왔으면 자문위 한 자리씩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4일 본보가 입수한 ‘시교육청 각종 위원회 현황’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선거 때나 취임준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전문가 73명에게 모두 120개의 자문위원 자리를 내줬다.

대부분 선거 공보물을 통해 곽 교육감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거나(‘곽노현과 함께하는 사람들’·167명), 당선자 태스크포스(TF·58명) 또는 취임준비위원회(취준위·52명)에 속한 인물들이다.

이 중에서 후보 단일화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 눈에 띈다. 금전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박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취준위 고문은 물론이고 곽 교육감의 교육정책 밑그림을 그린 서울교육발전자문위의 부위원장을 맡았다. 곽 교육감이 강조하는 문예체 교육과 테마형 수학여행 방향을 세우는 체육수련교육자문위에도 참여했다. 박 교수 측에 2억 원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공개 지지자)는 민주시민교육자문위 위원장과 지방공무원인사위에 들어갔다.

 

취준위의 부위원장이던 송병춘 변호사는 교육규제완화위, 법제심의위, 소송심의회 등 무려 8개 자리를 맡았다. 앞서 곽 교육감은 개방형 공모 형식으로 그를 감사담당관에 앉혔다. 당선자 TF에서 혁신학교 업무를 맡았고 취임준비위에 속했던 안승문 21세기교육연구원장도 3개(서울교육발전자문위, 주민참여예산자문위, 투자심사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핵심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곽 교육감이 신설한 서울교육발전자문위 등 23개 자문위의 위원장도 공개 지지자들이 대거 맡았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서울교육발전자문위,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혁신학교정책자문위, 심성보 부산교대 교수는 학습부진대책자문위를 이끌고 있다. 또 이돈주 노원·도봉 교육공동체 대표는 학부모지원정책자문위, 김정헌 (사)예술과 마을 네트워크 대표는 문화예술교육자문위,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사학정책자문위의 위원장이다.

○ 자문위는 교육감 라인

곽 교육감은 이들 자문위를 핵심 정책에 대한 자문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업무를 추진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무상급식, 체벌금지, 혁신학교, 문예체 교육 등 주요 정책은 교육청 해당 부서보다도 자문위에서 논의 결정하면 교육감에게 바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를 돕다 시교육청으로 들어온 라인도 막강하다. 취준위나 당선자 TF에서 일했던 언론인 출신 박상주 씨, 교육평론가 이범 씨, 전 전교조 교사 이형빈 씨는 비서실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책 추진 상황을 해당 과에서 모르는 경우가 있어 자문위나 비서실 등의 교육감 라인이 따로 있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자문위의 위상은 곽 교육감이 간담회나 협의회 명목으로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본보가 곽 교육감 취임 뒤 1년간(2010년 7월∼2011년 6월) 지출한 업무추진비를 분석해보니 1억9545만 원 중 간담회나 협의회에 65%(1억2696만 원)를 썼다. 횟수로는 512회에 이른다. 곽 교육감은 하루에 4번의 간담회나 협의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곽 교육감이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 길이 없다. 원래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는 언제 누구와 어디서 만났는지를 자세히 기록해야 하지만 ‘현안업무 추진 관련 유관기관과의 간담회’ ‘교육정책 의견 수렴 간담회’ ‘문예체 관계자 간담회’ 등 추상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여러 진보진영의 결집과 지원을 통해 당선된 만큼 취임 뒤부터 갚아야 할 ‘사람 빚’이 많다는 이야기가 계속 돌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