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비리☆불법행위

3800만원 세금, 3년째 안 내는 전직 대통령(조선)

말글 2012. 2. 7. 09:08

3800만원 세금, 3년째 안 내는 전직 대통령(조선)

  • 김영진 기자
  • 최인준 기자
  •  

    입력 : 2012.02.07 03:07 | 수정 : 2012.02.07 05:38

    [전두환 前 대통령, 별채 소유권 이전 관련 지방소득세 안 내]
    경매로 처남에 넘기면서 양도세와 함께 부과했지만 全 前 대통령 납부 미뤄
    서울시, 3차례 납부 독촉에… 全 前대통령 측 "상의하겠다", 市 "경호동 무상임대 중단"

    전두환 전(前)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별채의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지방세 3800여만원을 3년째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 전 대통령의 세금 체납 등의 이유를 들어 사저 경호동이 있는 연희동 시유지의 무상임대를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6일 서울경찰청에 보냈다. 박 시장은 최근 전 전 대통령의 시유지 경호동에 대해 "시유 재산을 어떻게 쓰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를 종합해 결론을 내려 하며, 전 전 대통령이 어마어마한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전 전 대통령 측이)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폐쇄 여부를 빨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별채 양도하면서 발생한 3800만원 체납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강제경매에 의해 전 전 대통령 소유인 연희동 별채의 소유권이 이전됐다.

    강제경매 당시 연면적 438.8㎡의 별채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씨에게 당시 감정가의 2배가 넘는 16억4800만원에 낙찰됐고 경매대금은 국가가 환수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2010년 4월부터 지방소득세 3868만6220원(체납액 3017만6620원과 가산금 850만9600원)이 발생했지만 내지 않고 있다. 2010년 국세청은 양도세로 3억100만원을 부과했고 서울시는 양도세의 10%인 지방소득세(3017만6620원)를 과세한 것이다.

    권해윤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전 전 대통령이 연희동 별채 소유권 이전에 따른 국세(양도소득세)와 지방세(지방소득세) 모두를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 전(前)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별채(점선)를 강제 경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방세 3800만원을 3년째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6일 전 전 대통령의 체납이유 등을 들어 사저의 경호동 무상임대가 더 이상 불가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양도세가 부과된 2010년 5월 서대문세무서는 '환수할 재산이 없어 세금을 부과해도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국세인 양도세에 대해 '무재산 결손 처분'(재산조사 결과 압류할 만한 재산이 없어 세금 납부 의무가 사라짐)을 내렸다. 권해윤 과장은 "세무당국에서 2주에 한 번씩 예금·부동산을 추적하고 있지만 걸리는 게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방소득세가 부과되면 첫해 1년간은 자치구에서 징수를 맡고, 500만원 이상이 1년 넘게 체납되면 서울시 38세금징수과로 넘어온다.

    ◇전 전 대통령 측 "상의해 보겠다"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작년 4월 서대문구로부터 징수 업무를 넘겨받은 뒤 지난해 6월과 7월, 올해 1월까지 3차례 전 전 대통령 측을 찾아갔다. 하지만 비서관만 만났을 뿐 체납과 관련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배덕환 38세금징수과 주무관은 "현장요원이 전 전 대통령 사저에 방문해 세금 납부를 독촉했지만 '상의해 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희동 사저 등 재산 대부분이 부인인 이순자 여사 명의로 돼 있어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재산 내역 샅샅이 뒤질 것"

    서울시는 전 전 대통령의 동산·부동산, 각종 금융재산, 회원권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권 과장은 "박 시장이 취임 후 조세정의를 외치며 세금 체납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지시했다"며 "전직 대통령, 대기업 CEO, 종교계 인사, 연예인 같은 공인(公人) 중 상습 체납자를 등급별로 분류해 세금 징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특별 관리하게 될 '사회지도자'는 10~20명 정도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2009년부터 지방소득세 69억2400만원(가산금 포함)을,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은 2000년부터 주민세 등 37억6000만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002년부터 주민세 등 13억8200만원, 1980년대 '큰손'으로 불리던 장영자씨는 주민세 10억62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