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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회원 60만 삼국카페 ‘나꼼수 지지 철회’ 성명(경향)

말글 2012. 2. 7. 09:22

여성회원 60만 삼국카페 ‘나꼼수 지지 철회’ 성명(경향)

정희완·박은하 기자 roses@kyunghyang.com

 

입력 : 2012-02-06 21:51:03수정 : 2012-02-06 22:56:53

 

소울드레서·쌍화차코코아·화장발(이하 삼국카페) 회원들이 6일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비키니 시위 사건’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삼국카페는 “이번 논란의 핵심은 비키니를 이용한 시위 형식이나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코피’ 발언을 통해 드러난 남성 위주의 여성관”이라고 밝혔다. 또 “<나꼼수>에 대한 카페 차원의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삼국카페는 회원 수가 약 60만명인 대표적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각종 사회 현안에 적극 참여하며 의견을 표명해왔다.

삼국카페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가슴 응원 사진 대박! 코피를 조심하라!’는 말에서 드러난 여성관의 한계라고 판단하는 바, 이 사건이 ‘비키니 사건’이 아닌 ‘코피 사건’으로 불리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피 발언은) 여성을 성적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한낱 눈요깃거리로 삼고, 남성이 정치적 활동을 하는 데 사기 진작을 위한 대상 정도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39)는 지난달 27일 ‘가슴 응원 사진 대박! 코피를 조심하라’는 글을 적은 정봉주 전 의원(52) 교도소 접견신청서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 관련기사 3면

 

삼국카페는 “<나꼼수>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경솔했다’라고만 입장을 표명했어도 사태는 바로 진화될 수 있는 문제였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나꼼수>가 보여준 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또 “성희롱은 권력의 불평등한 관계가 전제돼야 하는데, 청취자와 우리 사이에는 그런 게 없다”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4)의 해명에 대해 삼국카페는 “불쾌감을 나타내는 여성 청취자들을 청취자 범위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삼국카페는 “삼국카페 회원을 더 중요한 일(가카퇴진)을 도모하는 대단한 진보인사(나꼼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를 고작 그런 일(여성인권문제)로 분열시키려는 일부 보수언론의 알바로 몰며 우리의 명예를 훼손시키면서까지 본인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면서 “우리를 동등한 동지라고 여긴다면 최소한의 소통은 이루어져야만 했다”고 밝혔다. 삼국카페는 “성별, 종교, 기타 사회적 신분으로 차별하지 않겠다는 진보의 가치와 인간을 도구화하지 않겠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서 대의라는 이름 아래 침묵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우리는 ‘반쪽 진보’를 거부하며, <나꼼수>에게 가졌던 무한한 애정과, 믿음, 동지의식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끝으로 <나꼼수>가 공공의 영역에 들어선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나꼼수>가 더 이상 대안언론, 단순 B급 방송이 아닌 하나의 정치적 주체로 위상이 바뀌었다는 점을 지각하고, 진정한 진보적 인사가 되기 위해 정치적 사안 외에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하는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