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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치철학은 뭔가"… 박·문, 첫 격돌(조선)

말글 2012. 3. 8. 05:39

"당신의 정치철학은 뭔가"… 박·문, 첫 격돌(조선)

 

황대진 기자, 선정민 기자

 

입력 : 2012.03.08 03:01

[박근혜·문재인, 대선 전초전같은 공방]
박근혜 - "盧 前대통령이 추진했던 한·미 FTA 반대하다니 나는 좀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 "유신체제때 독재·인권유린 잘못됐다고 시인한 적 있나… 민주주의 소신 있는지 묻고파"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7일 서로의 '정치 철학'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박 위원장이 이날 오전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문 고문은) 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라고 비판하자, 문 고문은 곧바로 '박 위원장 발언 내용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며 맞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부산 사상에 출마한) 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나 정치 철학, 정책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이라며 "그런데 최근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데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 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문 상임고문의 대권 주자로서 잠재력'을 묻는 질문에 "이분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은 좀 어렵다. 제가 어떤 기준을 갖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주 훌륭한 것"이라고 했다.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겨냥해“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왼쪽 사진). 문 고문은 보도자료를 통해“마구 밀어붙이는 것이 박 위원장의 정치철학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오른쪽 사진은 문 고문이 지난달 24일 한국노총 울산본부를 방문했을 때 모습이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뉴시스

 

이에 대해 문 고문은 "한미 FTA나 제주해군기지나 국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귀를 열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나의) 정치철학"이라며 "거꾸로 그냥 무시하고 마구 밀어붙이는 것이 박 위원장의 정치철학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서 "독소조항이 있으니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해야 한다"고 했고, 제주 해군기지는 "(입지 선정·군항전용 등) 반대 이유에 귀를 열어야 되고 공론을 모아야 한다. 1~2년 지체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고문은 "박 비대위원장은 유신체제 시절의 독재와 인권유린에 대해 한 번도 잘못된 것이 있다고 시인한 적이 있느냐"며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소신이 있는지 거꾸로 제기하고 싶다"고도 했다.

문 고문의 반박이 나오자 서용교 당 수석부대변인은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모두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할 때도 많은 토론과 반발, 시위가 있었음에도 국익을 위해 추진했다"며 "그때 추진한 것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인 것이고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은 소통을 거부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과거 박 위원장은 아버지 시절에 본의 아니게 피해 입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고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자유선진당, 국민생각 등과의 총선연대에 대해 "지금은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자신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는 "당의 결정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에 대해 "당연히 성역 없이 수사하고 잘못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제가 당 대표 시절 주장한 상설 특검제 도입을 포함해 뭔가 근본적 장치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당 일각의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주장에 대해 "탈당이 해법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