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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하고만 성관계 하란 법 없다" 또 막말<세계일보>

말글 2012. 4. 9. 04:51
  • 입력 2012.04.08 19:23:10, 수정 2012.04.09 00:38:24
지도부 "투표 독려 불가피"… 한편선 "최악수 뒀다" 한숨
  • “오늘이 부활절인데 전국 교회에서 ‘김용민’을 내뿜고 있다.”

    수도권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한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8일 막말 파문의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 총선 완주를 용인한 당 지도부 결정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듣는 중심 연령층인 2030대는 김 후보의 막말을 그다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지만, 다른 세대나 지역 상인의 밑바닥 정서는 민주당에 확실히 나빠졌다는 것이다.

    부활절 안수기도 받는 김용민 ‘막말 파문’으로 궁지에 몰린 김용민(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후보가 부활절인 8일 공릉동 선거사무실에서 아버지 김태복(왼쪽) 홍익교회 원로목사의 안수기도를 받고 있다.
    뉴시스
    전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후보에 대해서는 출당 등 강경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가) 안 한단다”(한명숙 상임선거대책위원장)는 소극적 대처로 비판 여론에 되레 불을 지피고 있다는 얘기다.

    당내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결정적 패인이 될 수도 있는 최악수’라는 찬반론이 맞섰다. 당의 한 관계자는 “1·15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1∼4등이 모두 나꼼수가 지원해준 최고위원 아니냐. 그러니까 함부로 못하고 완전히 당권이 저당잡혀 있는 상태”라고 개탄했다.

    당 지도부는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막말 사태의 불길이 다른 선거구로까지 번지는 상황이 되자, 한 위원장이 직접 김 후보와 통화하며 사퇴를 권고했다고 한다. 당으로서는 그러나 김 후보의 완주가 이명박 정부 심판론의 불을 지피고 ‘나꼼수’를 지지하는 2030세대 투표 참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퇴를 강제할 의지가 별로 없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적극적 야당 지지 투표 독려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나꼼수 인터넷 팬카페인 ‘미권스’의 하루 방문자 수는 3일 18만6000여명, 5일 19만5000여명, 7일 21만4000여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김 후보 막말 사태로 민주당 총선 전략은 크게 뒤틀어졌다. 무엇보다 불법사찰 사건에 청와대가 개입한 직간접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타오르던 정권심판론에 찬물이 부어졌다. 정권심판론으로 어렵게 잡은 선거정국 주도권이 다시 새누리당에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가 2004∼2005년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또 다른 막말을 했을지 모른다는 점도 민주당 고민이다. 총선을 앞두고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터져 나오는 김 후보의 과거 막말은 여성과 노인, 기독교계 등의 반발을 불러 전방위적인 표심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국 교회는 일종의 범죄 집단, 척결 대상이다. 누가 정권을 잡아도 무너질 개신교”라는 김 후보 발언은 기독교계 공분을 샀다.

    그는 또 2004년 11월 방송에서 미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날려서 자유의 여신상 ××에 꽂히도록 하자”고 말했다. 2005년 2월5일자 방송에선 “부인하고만 떡(성행위의 비속어)치라는 법 없거든요. 부인 아닌 그 어떤 여자하고도 떡을 치더라도 항상 호적에 기재가 될 수 있도록”이라고 했다.

    논란의 주역인 김 후보는 이날 과거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도 출마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원로목사인 부친과 서울 공릉교회에서 예배를 하며 기독교계에 대한 막말 파문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없어져야 할 교회는 나쁜 교회”라고 옛 발언 진의를 강조하며 “금식 기도를 하며 선거를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어떤 왜곡에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도 했다.

    서울 노원 공릉동에서 가진 비전 발표회에서는 “제가 (총선) 참전병사 중 가장 못났다. 모순투성이인 모습을 자백한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택해 달라고 이 자리에 섰다. 평생을 반성하고 살겠다”고 말했다.

    나꼼수의 다른 멤버도 대규모 번개 모임을 갖고 김 후보 엄호사격에 적극 나섰다. 이날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나꼼수 팬 미팅에는 1만여명(경찰추산 6000여명)이 모였다. 김 후보는 선거법상 무대에 오르지 않았으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용민이는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총수와 주진우 시사IN 기자 등은 “저희가 사고치고 해서 (여러분의) 마음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 죄송하다”며 “투표율 70%면 세상이 바뀐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자장면을 쏘겠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지지자의 ‘김용민’ 연호에 감격한 듯 손을 흔들고 90도 인사로 화답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