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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버티면 국회의원’ 통합진보 당권파 꼼수(경향)

말글 2012. 5. 9. 10:07

‘3주 버티면 국회의원’ 통합진보 당권파 꼼수(경향)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입력 : 2012-05-09 03:00:09수정 : 2012-05-09 03:28:4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3주 버티기’에 들어갔다.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5월30일까지 비례대표 부정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2·3번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두 사람은 당선자 신분을 벗고 국회의원이 된다.

국회의원의 사퇴는 국회 본회의 의결 등 당선자 사퇴 때보다 절차가 더욱 복잡해진다.

국회의원은 자진사퇴를 하지 않는 한, 또는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으로 제명당하지 않는 한 4년간 의원직이 유지된다. 특히 정당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없다. 정당법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자진사퇴가 아닌 당 출당·제명 등 결정으로 당적을 이탈·변경할 경우 의원직이 유지된다’고 돼 있다. 당권파는 이를 위해 부정경선 책임을 ‘부실선거’ 탓으로 돌리고 있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반박하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당권파의 참여 요청을 받은 진상조사위 관계자들과 비주류 측이 불참한 ‘나홀로 청문회’였다.

 

침통한 공청회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에서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왼쪽)가 눈물을 흘리자 이정희 공동대표가 위로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당권파는 진상조사위의 ‘부실조사’ ‘표적조사’ 문제를 제기했다. 초점을 부정선거에서 부실선거로 옮겨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다. 부정선거가 아닌 부실선거라면 책임의 강도를 낮출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부정을 저지른 것은 비주류”라는 식으로 사건을 진실 게임,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몰고 가고 있다. 우위영 공동대변인이 진상조사위 보고서를 “천안함 보고서 같은 누더기 문건”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시간 벌기에도 나서고 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10일로 예정된 전국운영위원회 의장직을 다시 맡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비주류에 밀려 ‘대표단, 비례대표 당선·후보자 사퇴’ 의결에 돌입되기 직전 “당의 공식석상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지금이 마지막”이라며 의장직을 사퇴해 놓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는 비주류 측의 의사진행을 막겠다는 의도다.

당권파가 비례대표 당선자 거취 결정을 위해 ‘당원 총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것도 시간끌기용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권파가 버티는 것은 당권파 핵심인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 권고안이 의결돼도 당권파가 수용하지 않으면 비주류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유권자 뜻에 반하고, 국민 대표로서 정당성과 공신력을 갖기 어렵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