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죄 증거 없으면 무죄" 당권파 변호만 되풀이(한국)
강윤주기자 kkang@hk.co.kr
- 입력시간 : 2012.05.09 02:43:16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의‘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 에서 당 관계자들이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당권파 150명만 참석… 파워포인트까지 동원
"마녀사냥" 목소리 높이자 방청석 박수 쏟아져
부정의혹 당사자도 등장, "장난으로 서명…" 해명
천호선 "부정 증거 다수 선거 자체 정당성 무너져"
이정희 공동대표 등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8일 비례대표 부정 경선 진상조사를 반박하는 공청회를 열고 진상조사위를 재검증하고 나섰다. 당권파 당직자와 당원 등 150여명만 참석한 행사여서 '그들만의 반쪽 공청회'란 지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공동대표는 "유죄의 증거가 없으면 무죄"라면서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정면 부인하고 당권파 변호로 일관했다. 정치권에선"당권파가 비당권파와 진상조사위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시간 가량 진행된 공청회에서 75페이지의 자체 보고서와 파워포인트 자료까지 제시하며 조사위의 결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책상머리에 앉아서 우리 귀한 당원들을 부정 행위자로 몰았다""이석기 당선자만 집중 검증하는 편파적 조사였다" 등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공동대표는 "오류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의혹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현장투표 부정 의혹과 관련, "소명 기회가 완전히 차단됐다"며 진상조사의 절차적 문제점을 걸고 넘어졌다.
이날 회의에는 부정 경선 사례로 의심받는 선거관리 당사자까지 등장해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환경미화원이라고 밝힌 한 당원은 선거인명부 사인과 투표자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내 이름이 병선인데 투표하면서 동료에게 선거인명부 사인을 부탁했더니 장난으로 '병신'이라 적은 게 대표적인 부정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또 충북 충주 선관위원회 소속 당원들은 "투표가 끝난 뒤 컴퓨터를 보면서 선거 현황을 체크하는 과정에서 사인펜으로 선거인 명부에 덧칠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조작 '의혹'만 있을 뿐 조작이 자행됐다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며 온라인 투표 조작 의혹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동일IP 투표는 공동생활을 하는 노동 현장의 관행에 따른 현상인데도 이석기 당선자만 집중적으로 조사해 마치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의혹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일 전자회의로 진행된 전국 운영위원회의를 거론하며 "운영위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참석했다고 100% 확신할 수 있느냐"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당원들은 공청회를 마치고 나가는 이 대표를 향해 "대표님 힘내세요"를 외치며 환호했다. 일부 당원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인 천호선 당 공동 대변인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는 총체적 부실이 있었고 분명한 부정의 증거, 또는 분명한 부정으로 의심되는 증거들이 다수 발견됐기 때문에 선거자체의 정당성이 무너졌다는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도 국민들께 우리가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비당권파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주도한 공청회는 마치 사이비 종교집단의 목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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