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은 왜 점점 떨어지기만 할까?"(대자보)
권영철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을 포함할 경우 10% 초반대로 추락하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참패가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호남'과 '친노'라는 민주당의 전통적 주류였던 두 세력들이 밀려나고 김한길 대표체제의 중도성향이 당권을 장악했지만 여전히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아직 지방선거가 1년이나 남았고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한지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아 성급하게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거듭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은 왜 점점 떨어지기만 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냐?
=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민주당의 지지율은 20%대 초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을 포함해서 정당지지도를 조사할 경우 10% 초반대에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JTBC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일 밝힌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38.8%, ‘안철수 신당’ 30.3%였지만 민주당은 14.0%로 나타났다.(6월 4일 전국 19세이상 700명, 유선.휴대 RDD 95% 신뢰수준 +- 3.7%P)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지지 정당후보'를 묻는 조사에서 새누리당 38.6%, ‘안철수 신당’ 34.0%로 나타났지만 민주당은 11.7%로 '안철수 신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위로 밀렸다.
이런 현상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12%로 새누리당의 29%, '안철수 신당' 26%에 비하면 존재감이 없는 것이었다.
지난 3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11.6%에 불과했다.
127석의 의석을 가진 정당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너무 낮은 지지율이다.
▶전통적인 텃밭으로 불리던 호남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던데?
= 그렇다. 민주당 지지율의 추락은 전국적인 지지율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지지세가 결집한 호남지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2014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전북도민 1,800여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안철수 신당은 45.4%, 민주당은 26.9%로 18.5%포인트 차이가 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3%P)
전주 KBS와 MBC 등 지역 매체가 지난달 말 전북도민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5.0%로 민주당의 22.8%에 비해 배 가까이 높았다.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을 제외한 정당 지지율에서는 50.7%로 새누리당(15.8%), 통합진보당(4.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신당을 포함할 경우 지지율의 절반 이상을 까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3월 29일 한백리서치가 광주.전남지역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28.2%로 안철수 신당의 (42.8%)에 크게 뒤졌다.
▶왜 이렇게 지지율이 낮은 것이냐?
= '안철수 신당' 효과를 감안하지 않고 지금의 정당만으로 조사를 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20% 중반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을 포함해서 정당지지도를 조사하면 지지율이 반 토막 난다.
그만큼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빠지고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나름대로 반성하고 당 지도부로 새롭게 구성하긴 했지만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뭘 잘못해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와대나 새누리당이나 제 역할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야당인 민주당의 존재감이 없는데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야당은 야성을 상실하면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것인데, 지금 민주당이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야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도 시시비비를 가릴 것은 단호하게 국민 앞에서 가려줘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지역에서 지지율이 빠진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윤희웅 실장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을 했는데 "민주당보다는 안철수 신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고 전국 정당화 가능성을 크게 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40%대를 오르내리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창렬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실패 등 문제가 있었지만 막연히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얘기냐?
= 그렇다.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은 견고한 반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쉽게 흔들리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이 정당에 대한 지지도의 강도(强度)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1~7까지의 강도 중(7은 매우 강한 지지 1은 매우 낮은 지지) 새누리당은 5가 넘었지만 민주당은 4 초반대로 큰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지지율도 중요하지만 지지를 잘 바꾸지 않는 강도도 중요한데 민주당은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윤희웅 실장은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민주당을 좋아하거나 정책에 공감하는 그런 것보다는 새누리당에 대한 견제심리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더 높다"면서 "선거가 없을 때의 지지는 20% 초중반이지만 선거 때가 되면 새누리당에 근접한 지지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민주당이 지지율에서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에 앞섰던 적이 딱 3차례 있었는데 리얼미터 조사결과를 보면 첫 번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때인 2009년 5월과 2011년 5월 그리고 2011년 11월이었다. 2011년 5월은 손학규 전 대표가 분당에 출마해 당선됐을 그즈음이고 11월은 한미FTA 역풍이 불 때였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뭐냐?
= 무엇보다도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클 것이다. 사실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새정치'를 주창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건 국민들의 그만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는 당 이름에사람 이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대표는 "신당을 창당해서 안철수이름이 빠지고 통상적인 정당이름으로 바꿀 경우 지지율이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공당인 정당의 당명에 개인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고 또 안철수 개인이 모든 걸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창렬 교수는 "민주당에 비해 '안철수 신당'이 돋보이는 것은 안철수 의원이 뭔가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분석했다.
▶좀 이르긴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전망은?
=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선전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2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했지만 2010년에는 서울과 경기는 접전 끝에 박빙으로 이겼지만 대구, 경북, 부산,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내줬다. 민주당은 호남지역 외에도 인천과 강원, 충남, 충북을 비롯해 경남에서도 야권단일후보를 배출하면서 압승을 거뒀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228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한나라당이 서울 25곳 전부를 포함해 154개 지역에서 이겼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82개 지역에서만 단체장을 배출했고 반대로 민주당은 92개 지역에서 단체장을 배출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던 이유는 정권심판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이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론과 견제론이 확산되면서 지방선거 투표율이 높았고 선거결과에서도 압승을 거둔 것이다.
그렇지만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야권후보가 선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정권심판론이나 견제론이 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1년이 남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윤희웅 실장은 "모든 선거는 정부. 여당의 성적 매기기이지만 2010년 지방선거 때의 MB 심판론과 같은 견제심리가 일어날지는 의문"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야당이고 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아직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올해가 지나면 유권자들의 심리적 허니문이 끝나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중앙정부 심판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내년 지방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정당공천을 하느냐 마느냐 여부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폐지'를 정치쇄신 공약으로 제시했다.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당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무공천'을 공약했다.
정당 무공천이 여당에 유리할지 야당에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대선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사안인데 여.야 정치권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선거를 앞두고 정치 불신이 가중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왜 점점 떨어지기만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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