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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나눔의 집' 할머니들 한 풀어내다

말글 2007. 8. 14. 19:27

해금, '나눔의 집' 할머니들 한 풀어내다
아마추어해금협회, 일본군'위안부'역사관 개관 9주년 행사 참가
텍스트만보기    김영조(sol119) 기자   
▲ 일본군‘위안부’역사관 개관 9주년 행사 및 광복절 행사 모습
ⓒ 김영조
지난 12일 경기도 퇴촌 원당리에 자리한 '나눔의 집'에서는 일본군'위안부'역사관 개관 9주년 행사 및 광복절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운영 실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결의안의 미 하원 통과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한 워싱톤 정신대대책위원회 서옥자 회장의 뒷이야기를 듣는 소중한 시간이 있었다.

서 회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할 인간의 기본적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의회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을 향해 목소리를 내주어야 할 의무는 마틴 루터 킹의 '결국은 적의 망언보다 친구인 미국의 침묵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미 의회의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순서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순수 아마추어 해금연주가들이 아름다운 해금 소리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어루만지는 장면이었다.

▲ 해금을 연주하는 아마추어해금협회 단원들
ⓒ 김영조
▲ 살풀이춤을 추는 해금협회 김보섭 공동대표
ⓒ 김영조
이들은 해금합주 천년만세, 불인별곡과 해금, 가야금 합주 '황토길', 해금·노래·건반이 함께 한 '겨울아침' 등의 사람의 혼을 뺏는 연주를 선물했다. 이와 함께 해금협회 김보섭 공동대표가 살풀이춤으로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기도 했다.

해금은 혜금(嵆琴)으로 쓰기도 하며, 속칭 깡깡이·깡깽이라고도 하는 우리의 악기로 서양 악기 바이올린과 같이 협연하면 오히려 바이올린을 이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겨우 두 줄이면서도 가슴 깊숙이 울리는 천상의 소리를 내는 그런 악기인 것이다.

▲ 아마추어해금협회 안진성 상임대표
ⓒ 김영조
이 해금을 연주하는 아마추어해금협회는 2004년 1월 창립한 서울시 등록 비영리 순수 아마추어 해금 동호인 모임으로 우리 전통음악과 춤을 통해 이웃에게 배운 것을 환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나눔의 집에만 벌써 두 번째의 나들이를 했다. 이들은 해금 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온·오프라인 강좌와 소외 계층을 찾아가는 연주봉사, 지역주민을 위한 연주회 등의 활동을 한다.

안진성(30) 상임대표는 "우리의 해금은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그런 음악을 우리만 즐긴다는 것은 어쩌면 죄악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아마추어해금협회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려는 작은 몸짓입니다. 아직 시작이어서 많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저희의 활동에 손뼉을 보태주신다면 저희는 용기를 얻어 해금의 아름다움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을 열어 나갈 생각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이 협회 이백수(55) 고문은 "주변의 많은 사람은 여가 시간을 그저 놀고먹는 것 밖에 모른다. 하지만, 아마추어해금협회 사람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전통음악을 즐기고, 또 그 아름다움을 이웃과 함께 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많은 감동을 받았고, 작은 힘이나마 돕고 싶었다"고 칭찬했다.

각자의 생업에 충실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금의 신비를 만끽하는 그들은 이제 그들만의 해금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모든 이의 해금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먼 길을 떠나고 있다. 우리 그들에게 작은 격려를 해줌으로서 해금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훌륭한 행위에 작은 보탬을 하는 것이리라.

아마추어해금협회 누리집 : www.haekeum.com

▲ 해금을 연주하는 해금협회 회원들, 앞에는 해금 연주 뒤에 연주를 했던 청심국제고등학교 프런티어(Frontier) 소리회 학생들이 앉아있다.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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