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종철 전 민노당 대변인이 "자주파의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가 당을 망쳤다"며 사실상 분당을 공론화했습니다. 그는 특히 "자주파가 패권을 행사하는 내재된 논리가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는) 종북주의"라면서 "이같은 종북주의와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가 당의 일상"이라고 자주파를 비판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를 둘러싼 반론 인터뷰 요청이나 반박 기고문이 있을 경우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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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철 전 민노당 서울시장 후보 |
ⓒ 오마이뉴스 이종호 |
| | 대선 참패 이후 민주노동당이 분당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당내에서 분당 불사 주장을 펴고 있는 그룹의 한 축이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라는 조직이다.
당내 평등파(PD)의 최대그룹으로, 약 400명의 열성회원이 있고, 보통 '전진'그룹으로 불린다. 지난 대선과 총선 때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2006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종철씨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전진'그룹의 전 집행위원장인 한석호씨가 대선기간 중에 쓴 '진보신당을 창당하자'라는 문건이 지난 12월 24일 <민중의 소리>에 공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당내 평등파가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당 창당을 위한 명분용으로 자주파에게 '종북(從北)주의'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분당은 선택이 아닌 필연 ▲평등파가 다수파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등파의 파국을 예상한다 ▲이 순간, 신당창당의 조건이 성숙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진보신당의 기치를 들고 총선 전에 결행하는 것이 좋다 ▲신당파를 조직하자 등의 소제목이 붙어있는 이 문건에 대해 김종철 집행위원장은 "한석호씨 개인의 문건일 뿐 결정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분당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노회찬 음해동영상도 자주파 패권유지 위해 만든 것"
김 의원은 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내 자주파(NL)의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가 당을 망쳐온 제일 큰 원인"이라고 비판하면서, 분당문제에 대해서는 "종북주의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그래도 개선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북주의보다는 다수파 패권주의'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자주파의 패권 행사에 내재된 논리가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는) 종북주의"라면서 "대선 때 논란이 된 코리아연방공화국 구호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같은 종북주의와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가 당의 일상"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내 대선 경선과정에 큰 논란이 됐던 노회찬 후보 음해 동영상도 자주파가 패권유지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파 후보가 없는 자주파가 패권유지를 위해 자주파가 아닌 권영길 후보를 지원하는 한편, 노회찬 후보가 뜨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동영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대권 3수생인 권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어 대선참패가 예고됐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당내 종북주의 해결 위해 최선 다하겠지만..."
- 실제 분당할 수도 있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당내 문제가 되고 있는 종북주의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 안 되면 그때가서 판단하게 될 것이다."
- 분당가 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봐도 되나.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 않나."
-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요인을 종북주의라고 보나. "대선때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코리아연방공화국'이었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종북주의는 당내의 상식이나 진보주의 가치관이 아니라 그 이상의 내용, 즉 북한이 관철하고자 하는 노선을 담고 있고 그것이 패권주의로 연결된 것이다. 그게 몇 년 동안 당을 이끌어왔고 그게 대선을 계기로 터져나온 것이다.
지난 4년동안 자주파든 평등파든,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을 많이 앞세웠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 때는 노회찬 의원을 불러야 지역에서 사람도 모이고 하기 때문에, 자주파 후보들도 그를 많이 초청했다. 그런데 대선 들어가니까 노 의원과 심 의원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 향후 자주파의 당 지배력이 약화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판단했다면, 본인들이 직접 나서야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권영길 후보를 업고 나왔다. 이런 것들을 비롯해 패권주의가 몸에 배 있다."
- 자주파는 '종북주의는 신당을 만들기 위한 구실'이며, '국가보안법과 같은 시각으로 딱지 붙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그렇게 자신들을 모른다. 지식인들 사이에 우리당은 민족주의 정당처럼 비쳐지고 있다. 그들은 원래 밀지도 않았던 권영길을 밀었다. 당내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의원이 1등 나올때 그를 눌러야 한다는 것 때문에, 노회찬 비방 동영상을 올렸다. 의정부 여중생 사건 때 발언을 교묘히 편집한 것이다. '100만 모인 것보다 더 큰 국민적 동의를 끌어냈다'는 뒷 말은 빼버리고, '그 때 10만이나 모였습니까'라는 것으로 말을 끊어버렸다.
지난 번 대표 경선때 조승수 후보와 문성현 후보가 붙었을 때도 그랬다. 조 후보가 피선거권 제한 상태라는 점을 확대해서, 조 후보가 당선되면 지방선거에 나설 모든 후보가 합법적인 공천장을 받지 못한다고 문제를 삼고 나왔다. 이 문제는 피해갈 길이 얼마든지 있었던 사안이다."
- 보통 국민들은 종북(從北)주의라는 말이 낯선데. "'친북'을 비판하는 것은 북한을 배격해야 하는 말이고, 그 범위가 넓다. 진보정당임에도 북한의 핵무장도 비판하지 않고, 일심회 사건 등도 비판하지 않는,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는 태도를 '종북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 한석호 전 '전진' 집행위원장의 문건이 논란이 됐다. "개인의 문건이다. '전진'의 자체 게시판에 올려져서 찬성과 반대의견이 제기됐고, 전진에서 결의된 사항은 아니다."
"종북주의에 기반한 패권주의가 당의 일상"
- 진짜로 분당될 수 있는 것인가. "당이 이대로 가는 데 개선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종북에 기반한 패권주의가 일상으로 퍼져 있다. 호남 한 지역구에 있었던 일이다. '을' 지역에 자주파 후보는 없었고, 평등파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다. 그런데 '갑' 지역에 출마하려던 자주파 여성후보가 을지역에 등록했고, 갑지역에는 자주파의 남성후보가 등록했다. 우리 당은 지역구에도 여성할당 20%를 적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을 지역에 등록한 자주파 여성후보가 후보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패권유지를 위해 당비 대납과 당원 위장전입도 나왔다. 한 지역의 다수파가 되기 위해 한 집에 여러 명 사는 것처럼, 주소지 위장전입을 시켰다."
-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나. "무조건 신당창당이 아니라, 종북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 외부세력과도 논의를 하고 있나. “사회당은 대선 때부터 진보대연합이 논의됐었다. 당밖 좌파들인 노동자의 힘. 노동전선 등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창당을 위한 협의 수준은 아니다."
- 향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자주파 여러분들이 당을 망쳐왔다는 주장을 계속 할 것이다. 종북주의가 없다고 하면, 종북주의 안하겠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어떤 입장인가. "당의 지도적인 정치인들이니까, 가능하면 의견을 모아나가는 입장인데 갑갑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