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3인방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쓴잔’ | |
이방호 ‘박근혜 저주’로 민노 강기갑에 180표 차로 ‘무릎’ 이재오 ‘이 대통령 방문’ 되레 ‘독’…형님 이상득만 우뚝 | |
이유주현 기자 송인걸 기자 | |
처음에 웃었다고 마지막에도 웃는 것은 아니었다. 9일 밤 개표가 속속 진행되면서 한나라당에선 ‘악’ 소리가 터졌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 이방호 사무총장, 정종복 사무1부총장 등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주역 3인방이 모두 무너진 것이다. 세 사람 모두 공천 초기에 일찌감치 ‘단독 공천’을 받아 다른 의원들로부터 두루두루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낙선을 놓고 ‘박근혜의 저주’라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대 이변은 경남 사천에서 일어났다. 이번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사실상 경남 지역 공천을 좌지우지할 만큼 실세로 떠오른 이방호 사무총장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180여표 차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 총장에게 불길한 조짐은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나타났다. 여론조사 결과 강 의원이 초반의 불리를 극복하고 5%포인트 가량의 오차 범위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그러나 과연 강 의원이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에서 한나라당의 핵심 당직자를 꺾을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이날 밤 <한국방송>에선 개표 초반부에 강 의원이 승기를 잡자 ‘당선 확실’이라고 보도했다가, 곧 전문가의 의견을 들며 “당선 확실이 아니다”라고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총장의 패배는 민주노동당이 선전해서라기보다는 ‘박근혜 동정론’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대선 승리 직후 ‘영남 30~40% 물갈이’ 발언으로 영남권 중심의 박근혜계를 자극했고, 지난 1월 ‘김무성 공천 파동’ 때는 김 의원에게 공천권을 줘야 한다는 강재섭 대표와 맞장을 뜨면서 박근혜계와 극한 대립을 빚었다. 이에 박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는 이번 선거에서 이 총장을 표적 삼아 노골적으로 ‘강기갑 돕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은평을 이재오 후보 침통…무슨 쪽지길래?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 뒤 권력의 정점에 올라섰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서울 은평을은 ‘문국현’이라는 뜻밖의 복병이 출현하며 진작부터 빨간불이 켜진 지역이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불출마를 전제로 지난달 말 이상득 부의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형님 파동’을 주도하다 이를 번복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이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은평뉴타운을 ‘깜짝 방문’하는 등 성의를 보였지만 효과가 없었다. 당 자체 조사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3일까지는 문 대표를 거의 따라잡았다가, 이 대통령 방문 뒤 오히려 마지막 조사에서 격차가 8%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 이명박계를 대표하는 이 전 최고위원의 낙선으로 말미암아 당분간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부의장이 계속 당내 권력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총장·이 전 최고위원에 비해 원만한 인간관계와 꼼꼼한 일처리로 이 대통령뿐 아니라 이 부의장의 신임을 얻었던 정종복 제1부총장(경북 경주)이 스러진 것도 당내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정 부총장을 꺾은 것은 금품살포 의혹으로 선거운동원들이 구속됐던 김일윤 친박연대 후보였다. 친박연대는 김 당선자를 제명하려고 했으나 당헌·당규가 허술해 제명 규정이 없는데다 김 후보가 거세게 반발해 선거관리위원회엔 친박연대로 등록됐다.
정 부총장도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로서 공천의 실무작업을 주도했던 점이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계를 ‘팽’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혐의를 씻지 못한 것이다. 정 부총장은 돈선거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7일 선거운동원 차량에서 현금 300만원과 유권자 명단으로 보이는 서류가 발견돼,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정 후보 쪽은 후보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혼탁 양상을 빚었다는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유주현 류이근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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