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부교육청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을 홍보하는 교육용 만화책자를 제작, 관내 97개 초·중등학교에 배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책자를 제작·배포하는 과정에서 남부교육청과 공 교육감 사이에 교감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용이 공 교육감을 노골적으로 띄워주는 것이어서 속이 빤히 보인다는 지적이다. 공 교육감이 오는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 관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령 그 책이 공 교육감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발간되었다고 하더라도 공 교육감은 책임의식을 느껴야 마땅하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게 우리의 속담 아니던가.
문제의 책자는 공부를 게을리하는 학생의 어머니가 교육감 강연회에 참석해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학생은 고교선택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부에 흥미를 느껴 성적이 올랐다는 내용이다. 이 대목에서 ‘공정택’이라는 실명은 나오지 않지만 공 교육감의 얼굴 그림이 있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게 돼 있다. 공 교육감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
공 교육감이 선거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교육청 홍보지에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가 선관위의 지적을 받았고, 학부모들에게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를 촉구하는 편지를 개인명의로 발송했다가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현직을 이용한 사실상의 사전선거 운동이 올 들어서만도 몇 차례 반복된 것이다.
교육감 선거는 이번부터 주민 직선제로 치러지기 때문에 현직 교육감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다. 그런데 그것으로도 모자라 법 위반 논란을 자초하면서까지 무리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교육 수요자를 무시하는 행위다. 공 교육감은 재출마를 결심하기에 앞서 깊은 자기 성찰부터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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