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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명퇴 속출 ‘교단 공동화’ 우려(문화일보)

말글 2008. 5. 21. 18:05

교원 명퇴 속출 ‘교단 공동화’ 우려
올 7000여명 예정… 3년새 11배나 폭증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ydh117@munhwa.com
서울 마포구에서 30년째 교직생활을 해온 Y교사는 명예퇴직을 신청, 오는 8월 교단을 떠나기로 했다. 퇴직 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줄어들고, 심지어 앞으로는 명예퇴직 수당(5000만원 예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차라리 지금 그만두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교원평가·연수강화 등 교사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교단을 떠나기로 결정한 데 한몫했다.

교사들의 명예퇴직 바람이 교단을 흔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명예퇴직 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올 한해 7000명이 넘는 교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당장 2학기 수업을 할 교사들이 부족한 ‘교단 공동화’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21일 교과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8월) 명예퇴직 희망자가 406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상반기(2월) 이미 3570명의 교사가 명예퇴직한 것과 합치면 올 한해 동안 모두 7634명의 교사가 떠나게 되는 셈이다. 교사들의 명예퇴직은 지난 몇 년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지난 2005년 664명, 2006년 1380명, 2007년 4033명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2005년에 비해 11.5배나 늘어났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06년 437명, 2007년 1165명이던 것이 올해는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주시 초등교사의 경우 지난해 29명에 불과했던 명예퇴직수가 올해는 326명으로 예상, 한 해만에 무려 11배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교사 명예퇴직이 급증하면서 교사들의 수급문제까지 비상이 걸렸다. 교과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 신청자를 100% 수용할 경우 올 2학기에는 초등교사 1816명, 중등 교사 1415명이 각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퇴직 신청을 80%정도 수용할 경우에도 초등 1373명, 중등 1237명의 교사가 부족하다.

예산도 문제다. 교육부는 올해 교사 명예퇴직으로 인해 추가 소요되는 예산만 모두 27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명예퇴직 예산은 각 시·도 교육청이 지방채권을 발행, 부족한 재원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고스란히 교육청의 빚으로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교육청은 명예퇴직 희망자중에서 선별 수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21일 명예퇴직 신청 공고를 내고 오는 6월17일부터 19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한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의 명예퇴직이 급증하는 것은 공무원 연금법 개편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올해 퇴직하면 월 200만원 가량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정부 방침대로 개편되면 연금이 월130여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