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장군 동상보다 눈높이 낮아 논란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평가받는 세종대왕의 동상이 국가의 상징광장으로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우뚝' 선다.
서울시는 16일 세종대왕 동상의 모습, 위치, 주변 시설 등을 담은 설계작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온화한 이미지' 부각 = 세종대왕 동상(좌상)이 놓일 곳은 광화문광장의 맨 중심이다.
동상 뒤쪽(북쪽ㆍ광화문 방향)으로는 북악산과 경복궁이 자리하고, 앞쪽(남쪽ㆍ청계천 방향)으로는 약 250m 떨어진 곳에 이순신장군 동상이 근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상 시설물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조성된다.
동상은 `역사창조의 장', 전면부는 `문화과학의 장', 뒤편은 `부국강병의 장'으로 꾸며진다.
동상의 모습은 신하들에게 `훈민정음을 온 백성에게 널리 알리고 쓰게 하라'고 장려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전체적으로 웅장함 보다는 백성을 사랑하는 위민의 의지와 온화함이 배어 있다.
눈높이도 낮춰 백성들과 소통하는 대왕의 이미지가 표현된다.
동상과 기단(基壇)을 합친 총 높이가 이순신 장군 동상(17m)의 절반가량인 9.5m인 점도 친근함을 강조한 대목으로 꼽힌다.
동상 높이는 광장 주변에 들어서는 대한민국역사관 및 육조거리와도 조화를 이룰 전망이다.
세종대왕 표준 영정에 따라 재현될 용안은 온화하고 인자하며 지혜로운 성군의 모습이다. 의상은 조선 초기 양식으로 철저한 고증에 따라 사실적으로 재현될 예정이다.
◇동상 주변엔 업적 기리는 기념물 배치 = 동상 앞면에는 깊은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처럼 세종대왕의 높은 덕이 흘러넘침을 상징하는 소형 연못이 조성된다.
이곳에는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 혼천의를 강화유리 상자로 포장해 설치한다.
연못 주변에는 용비어천가를 새겨넣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일대를 거닐면서 그 뜻을 되새길 수 있게 된다.
뒤편에는 세종대왕 시대의 `육진 개척' 업적을 상징하는 기둥 형태의 6개 열주(높이 3m, 직경 0.5m)가 만들어진다.
열주에는 집현전 학사도, 주자소도, 6진 개척도, 대마도정벌도, 지음도, 서운관도를 부조 형식으로 조각된다.
이밖에 기단 내부에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비디오 아트 갤러리'가 조성된다.
◇동상 설치 논란에 종지부(?) = 그동안 광화문 광장의 상징물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수많은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40년간 광화문을 지켜온 이순신장군 동상 외에 다른 동상을 만들 것인지, 세종대왕동상을 세운다면 새로 제작할 것인지, 아니면 덕수궁 내 동상을 이전할 것인지, 또 동상의 입지는 어디로 할 것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던 것.
서울시는 이를 조율하기 위해 지난 6개월여간에 걸쳐 전문가와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1월 세종대왕 동상 건립 방침을 확정했다.
이어 2월 전국의 조각가 단체와 대학교로부터 추천받은 53명의 조각가 중에서 5명을 골라 설계 경기를 벌여 김영원 작가의 작품 `뿌리깊은 나무, 세종대왕'에 최종 낙점했다.
그러나 신하로 볼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입상(17m)과 비교할 때 좌상이긴 하지만 세종대왕상(9.5m)의 눈높이가 턱없이 낮은 점은 앞으로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순신장군 동상은 차량 탑승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고, 세종대왕 동상 높이는 보행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며 "세종대왕상을 너무 높게 만들면 대왕의 발만 바라봐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moonsk@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9/04/16 17: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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