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민족

박근혜, 지지층 변화? 일시적 현상?(연합)

말글 2009. 11. 13. 09:41

박근혜, 지지층 변화? 일시적 현상?(연합)

입력 : 2009.11.13 01:11 

텃밭 한나라에선 지지자 줄고… 野性 '30대·非영남·중도층'에선 늘어
지지층 변화?- 사실상 여당내 야당 역할 野지지자들의 기대 반영
일시적 현상?- 야권 강력한 대항마 없어 호남 등에서 '반사 이익'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 기반은 중장년·영남·보수층으로 요약됐다. 한나라당 지지층 자체가 중장년·영남·보수층이나 박 전 대표는 특히 이들 전통 지지층에 의존하면서 청년층·비영남·중도 진보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인 이명박 후보와 대비를 이뤘었다.

이런 양상이 최근 들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차기 대선 예비 후보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자 중에서도 저연령·비영남·진보층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월드리서치와 윈지코리아컨설팅의 지난 7일 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 지지율은 34.7%로 한나라당 지지율(34.5%)과 거의 비슷했다(민주당 지지율은 27.9%).

하지만 박 전 대표 지지자의 구성은 그가 속한 한나라당 지지자의 구성과 크게 달랐다. 이념 성향별 지지율의 경우 한나라당은 보수층(52.9%) 중도층(32.7%) 진보층(13.1%) 등이었지만, 박 전 대표는 보수층(42.2%) 중도층(35.5%) 진보층(25.7%)이었다. 즉 한나라당에 비해 박 전 대표의 지지자 중엔 보수층이 적고 진보층은 많은 셈이다.

연령별로도 가장 진보적인 30대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18.9%였지만 박 전 대표는 두 배 가량인 34.1%였고, 60대 이상 지지율은 한나라당(54.4%)이 박 전 대표(38.4%)에 비해 훨씬 높았다. 지역별로도 호남에서의 지지율은 한나라당은 1%에 불과했지만 박 전 대표는 14.2%에 달했다.

월드리서치 조사결과를 2007년 대선 때와 비교해도 박 전 대표 지지층의 구성 변화는 뚜렷하다. 2007년 7월 TNS코리아 조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자 중 지역별로 영남권과 수도권 비중이 각각 41.5%와 40.3%였지만, 7일 월드리서치 조사에선 36.3%와 46.7%로 영남권 비중은 낮아지고 수도권 비중이 높아졌다. 이념 성향별로는 박 전 대표 지지자 중 보수층 비율이 43.6%에서 42.0%로 줄어든 반면 진보층은 15.2%에서 17.9%로 늘어났다. 이런 박 전 대표 지지층의 성격 변화에 대해선 '외연 확대'와 '일시적 거품'으로 평가가 엇갈린다.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의 조일상 사장은 "현 정권 출범 이후 민주당 등 야당들의 역할이 부진한 가운데 사실상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온 박 전 대표에게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의 기대감이 커진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의 바로미터 계층인 40대·화이트칼라·수도권·중도층까지 지지가 확산된 것은 추후 선거 국면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야권의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소속 박 전 대표에 대한 30대와 호남 등 진보층의 지지는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울러 세종시 문제로 박 전 대표가 청와대 및 한나라당 주류와 대립각을 형성하며 여권의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야권 지지층이 박 전 대표에게 '지원'하며 내심 즐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