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는 마포구가 최다… 내신 반영비율 차이 때문
지난달 합격자 발표가 끝난 서울지역 6개 외고 신입생들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출신이 전체 합격생 중 26.3%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여전히 외고 입시의 '강남 편중'현상이 이어졌다.하지만 내신·면접 위주로 선발한 서울국제고에선 신입생의 지역 분포가 고른 것으로 나타나 2011학년도부터 외고 입시가 개선되면 외국어고 신입생의 지역 편중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특목고 입시기관 하늘교육이 서울시내 외고 6곳과 서울국제고의 2010학년도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 구(區) 중 외고 합격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강남구로 6개 외고 전체 합격자 2255명 중 266명(11.8%)이 강남구 출신이었다. 한영외고는 신입생 426명 중 105명(24.6%), 대원외고는 417명 중 101명(24.2%)이 강남구 출신이었다.
강남구 다음으로 외고 신입생이 많이 나온 지역은 학원 밀집지역인 중계동·목동을 끼고 있는 노원구(229명)와 양천구(227명)였다. 서울외고 신입생 10명 중 3명(30.6%·108명)이 노원구 출신이었으며, 명덕외고는 신입생 중 40%(170명)가 양천구 출신이었다.
그다음은 송파구(200명·8.9%)와 서초구(128명·5.7%)가 뒤를 이었다. 서초구는 합격생 숫자만 놓고 보면 5번째였지만 중3 학생 숫자가 노원구의 절반 수준이어서 외고 진학률(전체 중3 학생 중 외고 진학한 학생비율)은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였다.
강남 3구를 합하면 서울지역 6개 외고 신입생의 26.3%(594명)를 차지하며,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구 등 5개 구 출신은 46.6%(1050명)에 달했다. 지난해 비율(28.7%, 52.3%)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지역 편중이 심하다는 평가다.
반면 서울국제고 신입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지역에서 나왔다. 외고 신입생 숫자에서는 평균에 못 미쳤던 마포구에서 가장 많은 11명의 합격자(서울 출신 합격자 중 9.48%)가 나왔으며, 동대문구와 은평구에서도 각각 9명(7.76%)과 6명(5.17%)의 합격자가 나왔다.
6개 외고에선 신입생의 11.8%를 차지했던 강남구 출신은 9명(7.76%)만 서울국제고에 합격했으며, 강남 3구 출신 합격자 비율도 14.7%에 그쳤다. 외고 진학률 2위였던 서초구는 국제고 입시에선 1명만 합격해 성동·종로·중구와 함께 '공동 꼴찌'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외고와 국제고의 입시 전형 요소 차이로 분석된다. 외고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영어 듣기 시험이 국제고 입시에선 합격·불합격만 결정하는 자격시험으로 치러져 사교육 요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제고 입시는 내신 실질 반영비율도 84.1%나 된다.
외고 입시에서는 내신 점수를 듣기 평가에서 만회할 수 있어 지역별로 합격생 숫자 차이가 크지만 내신이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인 국제고에선 지역별 합격생 분포가 비교적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달 '외고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외고 입시를 입학사정관제로 하면서 영어 듣기 시험과 교과형 구술면접은 금지하고 내신도 영어 과목만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외고 시험에서 영어 듣기 시험이 사라지면 국제고처럼 다양한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영어 내신만 반영하느라 내신 반영비율을 너무 낮춰버리면 입학사정관제 대비 사교육이 당락을 가르는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서울시내 중학교 중 가장 많은 학생을 외고에 합격시킨 중학교는 월촌중(56명)·신목중(40명)·목동중(32명)·신서중(31명)·목일중(30명) 순이었다. 이들 5개교는 모두 양천구에 소재하고 있으며 2009학년도 입시에서도 합격자 수 상위 5개교는 이들 학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