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된 시청사 허물고 100층 짓겠다니…”(경향)
입력 : 2010-01-28 18:00:43ㅣ수정 : 2010-01-28 18:00:43
ㆍ안양시 ‘마천루 계획’에 비난 쏟아져
“발상 자체가 문제다.”
이필운 안양시장이 28일 밝힌 100층짜리 초고층 청사(조감도) 신축 계획은 선거용이라는 비판 이외에도 난개발·환경훼손·실현가능성·재정난 등 갖가지 논란거리만 양산하고 있다.
안양시는 초고층 청사 건립을 위해 현재 평촌신도시내 청사 부지의 용적률을 54.5%에서 1000%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등에서는 100층짜리 청사가 세워지면 이 일대 조망권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양시 청사 바로 앞에는 수년 전 42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 2동이 세워지면서 관악산 등을 볼 수 있는 조망권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안양시는 이 건물 신축 당시 스카이라인을 해친다며 층수를 낮출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랬던 안양시가 수년 만에 입장을 바꿔 스스로가 초고층 빌딩을 세우기로 한 셈이다. 초고층 건물 신축에 따른 도심 교통 혼잡과 에너지 낭비, 쓰레기 양산 등도 문제다.
김성균 안양경실련 집행위원장은 “시청 앞 주상복합 건물이 세워지면서 도심 한복판이 꽉 막힌 느낌을 주고 있다”면서 “안양시가 수년 전에는 고층건물을 규제하다가 이제는 초고층을 세우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라고 말했다.
사업의 실현가능성과 타당성도 논란거리다. 안양시는 청사 신축을 위해 민간자본과 외자유치 등을 통해 2조2349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청사 신축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초고층 빌딩의 경우 일반 건축물보다 2~3배 높은 건축비가 소요되는데 행정기관 청사를 비싸게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초고층 빌딩에는 높은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업종·직군 등이 입주하고 있는데 공공기관 청사가 값비싼 건물에 입주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서울 도심에서 진행 중인 용산개발 사업도 사업비 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 외곽인 안양에서 사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현재 재정자립도가 67%에 불과한 안양시가 자칫 초고층 청사 신축으로 재정난에 빠질 수도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안양시가 초고층 청사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체계적 분석도 없이 섣불리 사업을 추진하면 심각한 재정 위기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예산낭비 논란도 크다. 현 안양시청사는 1996년 준공됐으며 지어진 지 14년밖에 되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이필운 시장이 선거를 의식하고 개발계획을 성급히 발표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안양경실련 관계자는 “100층짜리 청사 신축계획은 급조된 데다 6·2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전시사업에 불과하다”며 사업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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