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서울 삼성동 봉은사 외압설의 핵심인물인 김영국씨가 23일 입을 열었다.
김씨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해 11월13일 만났을 때 배석한 인물이다. 그 자리에서 안 원내대표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두면 되겠느냐”라고 말한 것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에게 전했다.
김씨는 “명진 스님이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며 “11월 만남의 자리는 내가 주선한 자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확인했다.
“지관스님 총무원장 당시 나는 종책특보였다. 종책특보의 역할은 불교계와 행정부, 정당 간의 정책현황을 조정, 조율, 협의하는 것”이라며 “총무원장뿐 아니라 종단 주요 스님의 현안이 있을 때 정부와 정당 간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60% 정도가 불교다. 그래서 불교는 의도치 않게 국가의 많은 지원과 제재를 동시에 받고 있다”며 “문화재와 관련해 정부와 대등한 입장에서 정책을 서로 조율하려고 만든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날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었다. 집권여당의 고위 간부가 우리 종단의 중요 스님에 대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을 (명진) 스님에게 전한 것”이라며 “앞으로 말씀할 때 조심하란 의도에서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1월 모임 당시 외압을 느꼈느냐는 질문에는 “집권당 원내대표가 조계종 최고 어른인 총무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해야 할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해 당혹스러웠다”면서 “명진 스님을 지목해 좌파 스님, 운동권 스님을 얘기한 것은 그것 자체가 옳지 않은 것이다. 안 원내대표의 말은 단지 농담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안 원내대표가 부인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안 원내대표는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명진 스님은 21일 봉은사 일요법회 때 김씨의 이야기를 근거로 봉은사 직영전환에 대한 외압설을 제기하며 장본인으로 안상수 원내대표를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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