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2012년 대통령 선거는 한나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찬반투표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김종욱 동국대 교수, 경희대 안병진 교수, 이철회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함께 '박근혜 현상'이라는 책을 발간한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29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이같이 주장했다.
정 부소장은 "다른 야당 후보들을 모두 합쳐도 현재로서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찬반 투표의 의미가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찬반 구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현재의 큰 지지율 격차, (박 전 대표의) 상당히 안정된 지지율"이라며 "사실 30%대 지지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박 전 대표에 맞서는 여당 내의 경쟁 후보나 야당 후보들이 경쟁력에서 상당히 좀 뒤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부소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조건 승산이 생기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야권 단일화가 성공했던 6·2지방선거의 경우 김진표·유시민·한명숙 등의 후보가 나서면서 단일화가 이뤄지니 (여야간의 표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라는 가능성이 보였고 이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인데 대선의 경우 야당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박 전 대표의 지지율과 상당히 격차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야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려면 각 정당과 정당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들의 몸집을 키워야 한다"며 "지금처럼 5~8%대를 왔다갔다 하는 야권 후보들을 가지고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정 부소장은 박 전 대표가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배경과 관련, "단순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나 여론 조사 신뢰성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고한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것이 1차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3김 시대가 끝난 후에 전국적으로 15~20%의 고정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은 박 전 대표가 유일하다"며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화합모드로 전환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층으로 이탈했던 사람들이 다시 박근혜 지지로 돌아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소장은 이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거의 최악의 수준임에도 박 전 대표의 경우 신뢰성에 대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2004년 탄핵 직후 당 대표로서 당을 개혁해 위기를 극복하고 총선에서 예상 외의 선전을 거둔 점, 노무현정부 당시 4대 개혁법안에 강력 저항하면서 보수층으로부터 신뢰를 받은 점,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승복한 모습 등이 여야를 떠나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신뢰는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의 장기간의 행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서적으로 굳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형성하기도 힘들지만 형성되고 나면 잘 깨지지 않고 한 번 깨지고 나면 회복되기 어렵다"며 "박 전 대표가 꾸준히 쌓아온 정치적 신뢰는 안정적으로 대선 레이스를 끌고 갈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소장은 이재오 특임장관 등 한나라당 친이(이명박)계가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 "개헌 여론을 형성하기는 힘들겠지만 일단 형성하면 박 전 대표에게는 상당히 큰 압력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국민들의 여론적 지지가 형성될 수 있는가 없는가가 변화를 예측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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