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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인사로 변질된 ‘당당한 경남시대’(경향신문)

말글 2013. 1. 28. 20:45

측근 인사로 변질된 ‘당당한 경남시대’(경향신문)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ㆍ홍준표 경남지사 취임 한 달… 복지정책은 호평

홍준표 경남도지사(59·사진)가 지난달 20일 도지사에 취임한 이후 한 달여가 지났다. 취임 직후 ‘당당한 경남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정무직과 임명직에는 도지사 보궐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측근과 공신들로 채워졌다. 반면 중앙 정치인 출신답게 복지정책만큼은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측근 챙기기



경남도는 지난 22일 홍 지사 선거캠프 출신인 엄창현씨(56)를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으로 내정했다. 지난 23일 도민 축구단인 경남 FC(구단주 홍준표)는 홍 지사의 고려대 후배인 안종복 남북교류협회 회장(57)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연봉을 1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을 올려 빈축을 샀다. 앞서 경남도는 재정난에 시달리는 경남FC 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새 대표이사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뽑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경남도와 창원시가 50%씩 공동출자한 창원경륜공단 새 이사장 임명도 캠프인사의 낙하산 추천 때문에 27일 현재까지 선임하지 못하고 ‘인사권’ 충돌을 빚고 있다. 이처럼 선거캠프 실무자들이 정무직과 산하기관 임명직에 대거 임명되자 ‘도청이 재활 치료사냐’라는 비판이 도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라왔다.

경남도는 다음달 4일부터 경남개발공사, 경남테크노파크 등 자본금 500억원이 넘는 기관을 시작으로 16개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평가 등 특별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관가에서는 전임 김두관 지사 때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압박용 감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비공개 행정과 선심성 공연

홍 지사는 지난 14일 취임 후 처음 시장·군수 정책회의를 열면서 비공개로 진행해 ‘밀실 행정’이라는 비난을 샀다. 또 보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오영 도의회 의장과 출자·출연기관장 청문회 원칙에 합의했지만 최근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야권 도의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이종엽 통합진보당 의원(49·비례)은 “홍 지사는 더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현행법상 인사청문회는 어렵다고 깨끗이 인정하고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앞서 경남도는 6000만원을 들여 지난 12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태권도 퍼포먼스 ‘탈(TAL)’ 무료초청 공연을 가졌다. 시민단체들은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있는 홍 지사의 당선 축하용 선심성 공연이라고 비판했다.

■ 복지정책은 호평

경남도는 지난 7일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난으로 시의 동(洞)지역 초등학교 1~3학년에게 무료급식 예산 87억원을 삭감, 잠정 보류한 것을 당초 계획대로 재추진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또 사무보조와 연구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 148명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무기계약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과 민주노총 일반노조는 홍 지사의 조치를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