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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간 잘 쓰던 경희대 정문 진입로 폐쇄 위기(동대문신문)

말글 2014. 8. 7. 17:47

46년간 잘 쓰던 경희대 정문 진입로 폐쇄 위기(동대문신문)

- 1968년 포장 '경희대로', 경희학원 사유지로 무단점유 부당이득금 청구

- 區 75,400만원 배상, 경희학원 재단 90%이상 사용하기에 기부채납 해야

 

 

경희대로 일부가 경희학원 사유지로 알려진 가운데 동대문구가 무단으로 도로로 포장해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무단점유 부당이득금을 청구해 경희대로 존폐 위기에 몰려 있다.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로(경희대학교 정문 입구부터 경희대 삼거리, 버거킹 회기점까지 구간) 일부가 경희학원 재단 소유 사유지로 알려진 가운데 학원 측에서 사유지를 정당한 보상없이 도로로 무단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해 동대문구가 막대한 사용료를 납부할 처지에 놓였다.

 

경희학원 재단은 1953년 현재의 회기동 교지 확보로 경희대학교가 회기동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당시 경희대 입구는 지금과 같은 잘 정리된 길도 없이 현재 회기로21(놀부 부대찌개 앞 좁은 도로)을 주도로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경희대학교 주변 지역 개발과 경희의료원이 세워지며 경희대 정문으로 들어가는 현재의 경희대로가 조성됐고, 구는 이곳을 다니는 차량들이 원활하게 다닐 수 있도록 1968년부터 도로포장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도로가 조성된 후 경희학원은 현재 경희대로 일부(회기동 16-9 7필지, 2,056)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1968년 도로포장 후 201210월 약 50여 년간 방관했던 사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이유로 소장을 접수해 구에게 부당이득금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1311131심 판결을 통해 구가 경희학원 사유지를 도로로 무단점유 했던 사실을 인정해 구는 경희학원에게 지난 5년간 부당이득금을 소급해 75,4465,800원을 지급하고 계속해 도로로 무단점유를 할 경우 매년 14,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더불어 동대문구는 1심 판결 후 지난 2013126일 항소를 제기했으며, 최근인 430일 항소심 1차 변론기일로 2심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구 관계자는 "당시 관에서 진입로도 마땅치 않은 경희대학교 허가가 어떻게 떨어졌는지 의문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경희대 정문까지 들어가는 도로가 '경희대로'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구는 경희대로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도로 관리를 했던 것이고, 이곳 도로가 경희학원 사유지인 것은 몰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 관계자는 "사유지를 무단 점유해 도로포장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지만 현재 경희대로는 경희대·경희의료원·경희학원 재단에서 약 90%이상 사용하는 도로이기에 구에서 도로포장을 하지 않았다면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와 병원을 찾는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며 "구는 법의 명령에 따라 경희학원 측 사유지 도로를 폐쇄하면 되지만 이곳을 찾는 대학·병원 고객들은 도로가 폐쇄되면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학원 측 고객 유치를 위해 공공도로부지로 기부체납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청 건설관리과는 '경희대학교 진입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에 있다. 가장 좋은 방안으로는 경희학원 측이 소유한 사유지를 구가 매입하는 방안이지만 사유지를 매입할 경우 공시지가로 80억여 원에 달해 동대문구 재정상 매입은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차선책으로 1심 판결과 같이 지난 5년간 소급한 75천여 만원을 지급하고 매년 도로 사용료 15천여 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회기동 주민들보다 경희학원 측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로를 구에서 보전해 준다는 형평성 때문에 문제에 소지가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구가 강구한 방안으로는 경희학원 측 사유지를 원상 복구 후 사유지가 아닌 경희대로 일부만을 도로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방안을 채택한다면 경희대로는 왕복 1차선의 일방통행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사실상 경희대 진입로 폐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이용객 감소는 물론 경희대 주변 상권도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곤 기자(hub@dd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