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중랑천 썰매장 조기 폐장(동대문신문)
- 서울 외곽 지역 겨울축제로 이용객도 저조
2015. 2. 12(목)
▲장안교 뚝방에서 내려다본 동대문구 썰매장, 썰매장 옆으로는 동부간선도로가 나있어 80km는 기본속도로 차량이 달리고 있다.
▲장안교 중간쯤에서 하천부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이쯤에서 썰매장까지는 어른 걸음으로 10여분은 가야한다.
동대문구가 겨울방학 기간 중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해 조성한 얼음 썰매장이 올겨울 연일 따뜻한 날씨로 인해 빙질이 좋지 않아 오는 13일 예정된 폐장일보다 일주일 앞선 6일 폐장했다.
구는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의 고향 썰매장을,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운 도심 속 놀이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중랑천 장안교 하부에 얼음 썰매장을 폭 15m, 길이 80m 규모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토·일요일 및 공휴일 포함 오전 10시~오후 4시 상시 개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이 기간동안 제대로 개장을 한 일수는 20여일 남짓. 썰매장이 인공결빙이 아닌 자연결빙 방식이라 추운 날이 계속되지 않으면 썰매장을 운영할 수 없어 휴장이 잦아졌다. 휴장이 잦아지다보니 당초 구가 운영하려했던 40여일 기간동안 절반 수준인 20여일밖에 개장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개장한 날 중 오후 1시부터 휴장하는 날도 있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은 예상했던 시간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구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올해는 특별히 일기가 도와주지 않았다. 작년처럼 썰매장 물이 세지도 않았는데 날씨가 너무 따뜻해 얼음이 얼지 않아 개장일수 도 줄고 이용객고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의 이 같은 변명에 정작 이 시설을 이용하려는 구민들 반응은 차가웠다. 한 주민은 "너무 엉성하게 만들었다. 이용하려고 해도 개장하지 않은 날이 더 많으니 날씨가 추운 날만 손꼽아야 하고, 가더라도 썰렁해서 이용하기가 꺼려졌다"고 불만을 내비췄다.
▲엉성하고 위험하게 설치된 썰매장 물막이용 푸대자루와 경계 지지대 철근, 아이들이 미끄러져 다치면 동대문보건소가 책임지나?
실제로 본지가 얼음 썰매장을 찾았을 때는 날씨가 영하권으로 내려갔던 한파가 찾아왔음에도 개장을 하지 않은 날이었다. 더불어 주차장 시설도 마련되지 않아 취재차량을 썰매장에서 가까운 한천로에 불법 주차 후 걸어간 시간은 무려 15분이나 걸렸다. 본지가 찾았던 날에는 썰매장이 개장하지 않아 눈치껏 불법주차를 할 장소라도 있었지만, 만약 개장한 날 어린이들이 단체로 찾는다면 썰매장 가까이 하차시킬 장소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썰매장 얼음은 도저히 썰매를 즐길 수 없는 빙질이었다. 빙질이 좋지 않아 휴장을 했겠지만 썰매장 관계자에 의하면 "썰매장은 땅을 파고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비닐을 깔고 물을 부어 얼음을 얼리는 방식인데, 이미 날씨 때문에 물이 녹아 비닐이 수면 위로 올라와 이용할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점 외에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는 한 주민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주민은 "어차피 서울 외곽 경기도권에만 해도 다양한 겨울축제들이 있다. 최근에는 양평, 대성리 등 서울만 조금 벗어나면 얼음낚시는 물론 빙판 위에서 아이들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놀거리, 먹거리, 멋진 풍경 등이 준비돼 있는데, 굳이 중랑천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지난해 동대문구의회의 몇몇 의원들이 얼음 썰매장 개장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한 의원은 "이미 한 번 실패로 흥행이 안 되는 프로그램을 왜 혈세를 써 가며 또다시 실패를 경험하려 하느냐?"고 비꼬았다.
한편 본지가 동대문구에 문의한 결과 이번 얼음 썰매장에는 조성비 4,050만원, 운영비 1,000만원 등으로 총 5천여 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약 5천여 명의 인원이 다녀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녀간 인원도 아이 1명에 어른 2명이 동행한다는 관계자 제보로 계산해 보면 2,000명이 주 이용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본지가 입수한 날짜별 이용인원은 1월 18일 일요일에 1,050명이 최고였으며, 500명이 넘은 날이 3일, 나머지는 100~2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는 얼음 썰매장은 겨울에는 썰매장으로 이용 후 운영을 마친 후 옥잠화 등 수생식물을 가꾸는 자연학습장으로 조성해 주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주위에 동부간선도로 등 접근성과 주변환경이 좋지 않은 이곳을 누가 찾으려 하겠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김대곤 기자 hub@dd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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