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오세훈號 `사면초가' 돌파할까,/A>
역점사업 잇단 암초..再選 시험대 될 듯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 서울시 민선 4기인 오세훈 호(號)가 추진하는 역점사업들이 잇달아 암초를 만나면서 오 시장이 오는 2010년의 `재선(再選)'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청 본관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문화재 당국과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비롯해 최근 들어 핵심사업들이 큰 어려움을 맞고 있고, 시 안팎의 상황도 오 시장에게 유리하다고만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 "꼬인다 꼬여!" = 서울시는 2011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4월부터 신청사 건립 및 본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본관 리모델링에 문화재 당국이 계속 제동을 걸어 공사가 진척되지 못하자 일부 시설물을 전격 철거하려 했으나 문화재위원회가 본관 건물 전체를 사적으로 가지정하는 바람에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따라 신청사 건립공사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신청사 건립과 본관 리모델링은 오 시장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시는 또 대형건물의 진입차량을 20% 줄이고 그 인센티브로 백화점 등에 셔틀버스를 일부 허용하는 `주차장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백화점과 중소기업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도심 교통량을 줄여 연료 소비와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대기 질을 개선하려는 시의 방침이 지난 5월 `혼잡통행료 도입' 논란에 이어 또다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오 시장의 임기 내 최대 `치적'으로 꼽힐 것으로 예상된 동대문디자인파크(DDP) 건립사업도 설계 지연 등으로 공사 일정이 1년 가량 연기됐다.
또 촛불시위와 종교계 집회를 거치면서 서울광장의 잔디 관리와 광장 사용에 따른 변상금 부과 논란도 시를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며, 시의회의 `뇌물 파동'은 서울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시민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시행한 `개고기 위생점검'은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는 조치'라는 논란을 초래해 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4개월여 간 식용 반대론자들의 글로 뒤덮이고 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현재 서울시의 처지는 `산 넘어 산' 또는 `사면초가'의 상황과 흡사하다.
◇ "재선 찍고 대권 간다" = 이런 가운데 서울시 `오세훈 호'는 사안마다 결연하게 대처하며 묵묵히 현안을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시청 본관 리모델링 문제에 대해선 "문화재위원회가 등록문화재로도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다 6년 만에 사적으로 가지정 것은 모호한 기준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면 대응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직접 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한 데 이어 자신의 블로그에도 리모델링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글을 올리는 등 `총력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오 시장이 `해야 할 일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한 리더'로서의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시청 본관 리모델링 문제와 관련한 오 시장의 물러서지 않는 태도는 지난달 1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 그의 재선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재선 후 대선 출마"로 정치적 진로를 정리했음을 시사했다.
이 발언은 대권주자로서의 견제를 피하고 임기 후반부에 직원들을 다잡아 레임덕 현상을 방지하는 한편 한나라당 에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오 시장이 시청본관 리모델링 갈등을 비롯한 각종 현안과 올해 국감에서 예상되는 뉴타운 논란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재선 가도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시 안팎의 분석이다.
서울시 정무 분야의 한 인사는 "오 시장은 정치자금을 투명화한 일명 `오세훈법'을 만드는 등 일을 한 번 시작하면 마무리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본관청사 리모델링 논란을 비롯한 각종 현안도 원만하게 정리될 것이며, 이를 통해 재선 가도는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moon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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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08/31 0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