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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4월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들이 침묵의 '여름방학'을 끝내고 가을학기를 맞아 '강의정치'로 정치권에 대한 '권토중래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일부는 생활고를 해결하는 '생계형' 차원이라고 하지만 정치현안 발언대의 통로가 막힌 이들에게 강의는 최근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 등 청년층과 소통하는 또다른 정치활동의 공간이 되고 있다.
4.9총선을 통해 배지를 뗀 일부 정치인들은 강의를 통해 현안에 대한 발언으로 '여의도'와의 끈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 김근태 전 장관은 한양대 행정·자치 대학원 초빙 교수로 지난 4일 첫 강의를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은 그동안 한미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 정치현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첫 강의 역시 '9월 위기설'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논란' 등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한 민감한 내용이었다. 대선후보 군으로 불렸던 김 전 장관의 강의실엔 수강생 20명 이외에도 청강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전략통'으로 통한 민병두 전 의원은 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민 전 의원은 9월부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총 9시간 강의를 한다.
민 전 의원은 8일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권력과 언론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지를 주로 강의하게 될 것"이라며 "권력과 언론에 대한 이슈가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국과 관련된 부분은 주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다루고 미국에 대해서는 언론과 대선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의정치' 이외에도 러시아, 중국, 몽고인 등의 자녀들을 위한 '다문화도서관' 운영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상임고문을 맡는 등 대외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민주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 기획위원을 맡아 1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갖는 등 중앙당과의 연결 고리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서울시당 정치아카데미 강사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들을 교육하는 일도 담당할 예정이다.
민주당을 탈당,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경북대학에서 '생활과 경제'라는 과목으로 7년 만에 강단에 섰다.
유 전 장관은 수강신청과 동시에 400명의 정원이 마감돼 경북대에서 최다 정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다만 자신의 강의가 '강연정치'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한 듯 첫 강의 때 학생들에게 "혹 정치강연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 수강생이 있다면 빨리 수강취소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미 강의 계획서 공개를 통해 '새만금, 대운하 등 소위 국책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국가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와 외환시장의 가격결정 원리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이해. 정부의 환율정책에 대한 분석과 평가' 등 강의 내용을 사전 공개해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도 강의의 내용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김달중기자 dal@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