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09-11-27 19: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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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서울시장 NO, 당 대표 YES”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이 지난 18일 자신의인생역정을 모은 자서전 ‘변방’을 출간했다. 홍 의원은 이 책에서 “내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기 위해 노력했듯 이젠 내 나라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할 때”라며 ‘중심국가론’을 제시했다.
‘거침없는 홍반장’ ‘버럭준표’ ‘도꼬다이’로 불릴 만큼 직설적 화법과 행보로 언제나 ‘뉴스’를 몰고 다녔던 그는 “지난해 5월 원내대표 당선은 내 인생 최초의 주류 편입”이라며 한나라당 집권 첫 원내대표 임기를 마쳤다.
그는 이 책에서 가난했던 유년에서 명문대 법대생 재학시절,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날릴 때 등의 회고를 담았다. 그는 정치 입문 후에도 늘 ‘변방’에 서야만 했다고 돌이켰다. 그랬던 그가 이제 ‘중심’으로 가려한다. ‘변방’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낸 이유도 더는 비주류가 아닌 주류에서 선진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지 6개월이 지났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나는 ‘변방인생’을 살아왔다” 홍준표 의원의 유년 시절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홍 의원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죽기 살기’로 공부하며 명문대 법대에 진학했다. 사법 시험을 5번 만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그는 “비로소 ‘변방인생’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한민국 중심으로 들어 왔다”며 검사시절 내내 권력비리에 대해 수사했다. 그러나 ‘모래시계 검사’로 그를 세상에 알린 슬롯머신 사건은 그를 다시 ‘변방’으로 내몰았다. 그의 수사대상은 대한민국 중심축에 서 있던 정치인, 검찰 수뇌부들이었다. 그는 결국 검찰을 떠나야 했다. 정치판에서는 비주류로 10여 년을 지냈다. 정치판에서도 그는 늘 ‘변방’이었다. 홍 의원은 “55년을 살아온 세월 중에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1년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변방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자서전 ‘변방’ 중에는 이런 심경이 담겨 있다. “1992년 서울지검 강력부 근무 시절 경찰청장, 치안감 병무청장, 6공황태자, 고등검사장 3명 등 40여명이 연루된 초대형 사건 수사(슬롯머신 수사) 이후 별종 취급받으며 검찰내부로부터 철저한 따돌림을 받았다.(중략) 1995년 10월 5일 그토록 갈망했던 검사직을 스스로 버렸다. 잘못도 없으면서 열심히 일만 한 죄로 쫓겨나는 것을 본 아내는 며칠 동안 서럽게 울었지만 우리를 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검사생활 11년에 남은 것은 모래시계 드라마 한 편뿐이었다.”
“세계 중심국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 홍 의원은 요즘 1주일에 한 차례 이상 대학 등 여러 곳으로 특강을 하러 다닌다. 강의 주제는 대부분 ‘중심국가로 가는 길’이다. 그는 “내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기 위해 노력했듯 이제는 내 나라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할 때”라며 ‘중심국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오천 년 변방국가 시대를 털고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서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며 “더 이상 자손들에게 변방국가를 물려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립과 투쟁의 시대를 탈피하고 공존과 협력의 시대를 가야 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게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과 중대선거구제 전환을 꼽았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육탄투쟁도 마다하지 않는 부끄러운 정치문화의 배경에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대권 장악’의 일념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통해 정치문화 선진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에서는 민주당, 영남에서는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의원은 민의에 의해 뽑힌 선출직이 아니라 ‘임명직’”이라며 “호남에서 영남출신이, 영남에서 호남출신 의원도 뽑을 수 있도록 현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NO, 당 대표 YES” 내년 6월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가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여야 후보군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홍준표 의원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홍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잘 하고 계시지 않느냐”며 “서울 시장 생각은 전혀 없다.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당에 남아서 당의 일을 하는 게 우선이다. 내년 전당대회 때 당 대표를 검토 중”이라며 “내가 갈 길은 당 대표로서 당을 지휘하고 남은 지방선거와 총선을 끌고 가겠다”며 한나라당의 최고 선봉장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의회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이 정부를 만든 것은 한나라당이다. 대한민국을 당이 주도해 이끌어 나가야한다. 청와대나 정부 뒤에 숨어 당이 비겁하게 제 역할을 피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결국은 청와대나 행정부의 잘못은 당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이재오 등과 함께 한나라당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그는 당내 친이-친박 갈등에서도 스스로 “어느 계파에도 속해있고 싶지 않다”며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이다. 그는 당내 계파갈등에 대해 “웅덩이 속에 올챙이들이 오글거리는 것 같은 그런 아주 옹졸한 모습”이라며 “10년 만에 정권 탈환한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보수 세력 전체가 공멸 한다”고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원내대표를 마치고 한동안 조용히 지냈던 그가 “이제는 청와대와 정부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가차 없이 바로잡는데 노력 하겠다”며 예전의 ‘홍반장’으로 돌아오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남아있는 당내 경선분위기를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정치인의 꿈은 대통령이다” 홍 의원은 4선의 중진 의원이다. 서울 지역에서 4선은 그가 유일하다. 더구나 민주당 텃밭이었던 동대문에서 내리 3선을 했기에 그의 진가는 더욱 빛이 난다. 그는 “서민을 대변하고 서민정치에 중심을 두고 일했다”며 “진심이 전달이 되면 지지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당내에서 친서민정책을 펼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서전에서 밝혔듯 이제는 ‘중심’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정치를 하는 사람은 국가경영을 해보고 싶은 게 당연하다”며 때가 되면 나 역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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