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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몽준, 세종시 수정안 정면충돌(연합)

말글 2010. 1. 18. 22:08

<자료사진> 지난해 12월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대상 시상식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대표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朴 "MJ, 입장 번복 책임질 문제"..MJ "침묵하라는 건 지나친 말씀"
與 세종시 내홍 전방위 확산..조기 전대로 이어질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MJ) 대표가 18일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여권의 내홍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수정안에 대한 자신의 반대입장을 우회 비판한 정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이에 정 대표가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형국이다.

   특히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한나라당이 점점 분열 국면을 향해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당 일각에서 `분당', `탈당' 등 금기어까지 터져 나오면서 당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가 최근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를 인용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불과 얼마전까지 원안 추진이라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렇게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책임지실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수정안에 찬성하면 애국이고, 원안을 지지하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고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이고 판단 오류"라면서 "원안 추진이 나라를 위해 안되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공약하고 약속해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정 대표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부가 발전 방안을 발표한 만큼 당연히 찬성, 반대 토론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면서 "자유로우면서도 경우에 맞게 찬반 토론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또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라고 해서 정부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말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면 이는 조금 지나친 말씀이 아닌가 싶다"면서 "박 전 대표가 정부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것처럼 누구든 의사를 표시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친이-친박 갈등에 이어 박 전 대표와 정 대표가 정면대치하면서 당내에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정몽준 책임론' 발언이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더라도 당내 복잡한 사정과 맞물려 자칫 조기 전당대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기류 속에 범친이계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종시 논란에 대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보고 이성적으로 토론을 벌여 당 내부 정리부터 하고 난 뒤에 야당 설득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라면서 "(계파간에) 서로 토론이 안 된다면 분당하는 것이 맞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론이 있고 당 전체 의견이라는 게 있는데 내 소신만 중요하고 남의 대다수 소신을 접으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독불장군"이라면서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려면 탈당할 생각을 하고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금기시돼 온 분당과 탈당이라는 단어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첫 사례로 당내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친이-친박도 세종시 대립각을 더 곧추세우며 퇴로없는 한판 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친이는 독일 등 해외 수도분할 사례 탐방에 나섰던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20여명이 지난 주말 귀국한 것을 계기로 대국민 여론전을 조직화하는데 집중키로 한 반면 친박은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엄정한 비교를 통해 수정안의 내용이 사실상 원안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맞불을 펼 태세다.

   여권 관계자는 "여권 내부의 세종시 갈등전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형국"이라면서 "내부에서 중재, 타협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양측의 강경 목소리에 묻혀 힘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sim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1/18 15: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