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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5+4연대 탈퇴하라" 폭주 '내홍'(대자보)

말글 2010. 3. 9. 09:31

진보신당, "5+4연대 탈퇴하라" 폭주 '내홍'(대자보)
"진보신당 해체 명령서, 치욕스럽고 분하다"..오늘 긴급 대표단 회의
 
취재부
진보신당 탈퇴시 야권 연대 '무의미'

지난 4일 야 5당과 4개 시민단체가 6.2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 원칙과 방안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수용할 것인지를 놓고 진보신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합의문이 발표된 이후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는 이를 비난하며 5+4(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민주통합시민행동·시민주권·희망과 대안·2010연대) 연대 논의기구에서 탈퇴할 것을 촉구하는 당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요한 합의문이 일부 당 부대표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됐다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진보신당은 오늘 오후 대표단 회의와 대표단-광역시도당위원장-광역단체장 후보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5+4 연대 합의문을 파기할 것인지, 협상을 계속할 것인지 등을 논의키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오늘 회의에서 진보신당이 탈퇴를 결의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5+4 연대 논의가 사실상 중단되거나, 진보신당을 배제한 채 야 4당과 시민단체만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 유력 후보를 보유하고 있는 진보신당이 빠질 경우 야권 연대는 사실상 무의미해질 공산이 크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볼 때 수도권에서 야당 후보들이 모두 단일화해 한나라당 후보와 1:1로 대결해도 지지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정 부분 고정표가 있는 노회찬, 심상정 후보가 완주할 경우 야권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다른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진보신당을 단일화의 틀 안에 묶어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각에서 4개 야당과 친민주당 시민단체들이 합세해 진보신당에 협박을 가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다.  

"5+4 합의문은 진보신당 해체 명령서"

5+4 연대 탈퇴를 촉구하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합의문대로라면 '진보정당으로서 존립 기반을 잃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추진 세력인 민주당 및 국민참여당과의 연대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원시'란 아이디의 당원은 "야5당+4 합의문은 진보신당 해체 명령이다"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좌파적인 진보정당이 미국 민주당화되고, 종국에는 보수당 한나라당과 민주당 1:1 양당구도의 고착화 현상을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4 합의문은 민주당과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과오에 대한 면죄부 선포식이며, 결과적으로 그렇게 흐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산지니'란 당원은 "노회찬, 정종권 대표는 차라리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하는 게 어떠냐"며 "민주당의 자기반성 없는 단순 연합을 통해 자리 나누기한다고, 어떤 유권자가 감동하고 표를 던져주고 지지하겠느냐"고 맹비난했다.

충북도당 사무처장인 '도승근' 씨도 "민주당이 어떤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지 이미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참당은 그들과 밀실야합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고, 민노당 역시 진보신당보다 민주당과의 협상 전술에서 얻을 것이 많다는 판단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선거판에서 진보신당이 얻을 것은 전혀 없다"며 5+4 논의기구에서 '탈퇴'를 촉구했다.

"반신자유주의 운동에 사형선고"…"치욕스럽고 분하다"

'이건창' 씨도 "야 5당 연합은 실질적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후퇴시키는 행위이자, 반신자유주의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록 이명박 정권 들어 더 심해졌지만 신자유주의 정책은 과거 민주당과 국참당 정권 하에서 추진되었다"며 "이에 대한 반성이 없는 민주당이나 국참당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반신자유주의 운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선거연합에 대해 가장 유연한 자세를 취해 왔다고 밝힌, '천이' 씨도 "이 시점에서 과감하게 5+4를 거부하는 것도 현재 진보신당이 처한 조건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의 전략적 목표라는 차원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론에 가세했다.

그는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광역단체장을 내줄 가능성은 0.0000001%도 되지 않는다"며 "노회찬, 심상정의 투톱이 본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진보신당 당원들이 심각한 정신적 아노미 상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가 하면 한 20대 여성 당원은 "5+4 합의문을 보고 나서 치욕을 넘어 화나고 분하고 억울했다"며 오늘 열리는 대표단 회의를 감시하기 위한 참관단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는 협상단를 향해 "졸을 주고 마를 먹겠다고 말은 하는데, 왕을 주고 졸을 먹게 생겼다"고 힐난했다.

이밖에도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는 5+4 연대 합의문을 비판하고 탈퇴를 촉구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에 반해 합의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옹호하는 글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협상대표 사의 표명, 지도부 곤혹

이처럼 당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진보신당 협상단 대표로 참여했던, 정종권 부대표는 7일 새벽 당원게시판에 '중간합의서 논란에 대한 의견'이라는 글을 올려 합의문이 나오기까지 전후 상황에 대해 해명을 하기도 했다.

정 부대표는 이 글에서 "중간합의서 원안에 동의할 수 없었으며 이것을 전제로 한 협상에 불참을 통보했으나, 3월 4일 야 4당과 시민단체가 중간합의에 대한 진보신당의 수정의견을 대부분 수용하겠다고 해서 결국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부대표는 "중간합의서의 파기 여부에 대해 3월 8일 당 대표단에서 파기가 필요하다면 파기를 공식 당 의결 단위에서 결정하면 된다"며 "그렇지 않고 계속 협상을 진행한다면 당 협상단을 교체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 부대표는 "더 이상 협상 책임자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부적절하고, 더 이상 감당하기가 개인적으로 힘들다"며 사의를 표명해, 그동안 협상 대표로서 겪은 극심한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노회찬 대표가 지난 5일 조선일보 창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 안팎의 비난이 쏟아지자, 노 대표가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는 글을 당원게시판에 올리는 등 지도부가 더욱 곤혹스런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늘 열리는 대표단 회의와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는 이 문제와 함께 5+4 합의문에 대한 정치적 판단과 협상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진보신당뿐만 아니라 다른 야당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입력: 2010/03/08 [14:43]  최종편집: ⓒ 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