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민족

민주당 검증 별렀다더니 의원님들은 어디 가셨나(한겨레)

말글 2010. 8. 22. 11:43

민주당 검증 별렀다더니 의원님들은 어디 가셨나(한겨레)
청문회 첫날 국회 밖에 있다가 원내대표 호통에 달려와
회의 참석한다고 청문회장서 일찌감치 뜨기도

 

기사등록 : 2010-08-21 오전 08:52:32

 

민주당이 ‘8·8 개각’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20일 첫날부터 맥빠진 모습으로 제1야당다운 ‘야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오전에 청문회장에 있다가 지역구에 가거나, 청문회 도중에 당 조직강화특위 회의에 참석하는 등 화력을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 들렀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여럿 보이지 않았다. 광주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재균 의원은 그 시간 광주에 내려가 시당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노영민 의원은 당 지역위원장 선정을 위한 조직강화특위 회의가 열린 영등포 당사에 앉아 있었다. 김진표 전 최고위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자리를 떠난 의원들이 청문회장으로 즉시 복귀할 것을 종용했다. 김재균 의원은 광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둘러 귀경했고, 다른 의원들도 부리나케 청문회장으로 달려왔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한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도 맥없이 끝났다. 보통 저녁식사 시간을 넘겨서까지 진행되는 청문회가 오후 4시23분에 종료됐다. 이미경 사무총장은 청문회 질의를 끝낸 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당 조직강화특위 회의에 가 있었다.

이재훈 후보자는 쪽방촌 투기 의혹 등이 청문회 전부터 터져나와 결격사유가 많다는 비판이 일었고, 박재완 후보자는 4대강과 세종시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주도한 핵심인사여서 민주당으로선 청문회를 주도할 수 있는 호기였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은 이재훈 후보의 투기의혹 사과 이후 “그만하면 됐다”는 여당 의원들에 맞서 날카로운 도덕성 검증에 다소 무딘 모습을 보였다. 또 노동자를 ‘이념과잉집단’ 등으로 표현해온 박재완 후보자의 반노동성 등을 신랄하게 추궁하지 못했다는 당내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환노위 간사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3명이나 불참하는 등 위원회 자체가 다른 상임위보다 적은 11명밖에 안 돼 개인당 3번씩 질의를 했는데도 청문회가 빨리 끝났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재균 의원 쪽은 “시도당위원장에 출마한 상황이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고, 노영민·김진표 의원 쪽은 “질문순서가 아닐 때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마지막 보충질의까지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야당이 혼을 다해서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의혹이 풀릴 때까지 계속 추가질문하는 것이 야당의 임무다. 민주당이 더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