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甲 김성식 의원
"20~40代 출퇴근자들 등 돌려… 지역구 다녀서 될까 모르겠다"
1일 오전 서울 관악갑의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동네의 배드민턴 클럽을 찾았다. 주부 허순자(56)씨가 "전세난은 극심한데 4대강은 밀어붙이고 저축은행에선 도둑질하듯 돈 빼내가니, 민심이 정권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회원은 "(청와대나 실세에) 줄 서기나 하는 의원들은 떨어뜨려야 한다. 이제 한나라당 안 찍을 것"이라고 했다. "잘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김 의원은 연방 머리를 조아렸다.30분 후 찾아간 조기축구회에서 한 회원이 "나라는 발전한다는데 개인은 점점 더 살기 힘들다"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허수아비보다 못하다"고 했다.
- ▲ 한나라당 김성식(서울 관악갑·가운데) 의원이 1일 아침 지역구 내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경로당에서 한 어르신은 "우리야 한나라당 쪽이라지만, 젊은 사람들은 다르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당을 쇄신해서 서민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찾았던 원당시장의 한 순대국밥집에 들어섰다. 주인이 "요즘 손님들이 대통령이 국밥 드는 저 사진을 떼라고 한다"고 말했다.
노점상 할머니는 "손자를 내게 맡기고 가출한 아들이 있다고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시키는데 어떻게 (한나라당) 찍겠느냐"고 얼굴을 붉혔다. 김 의원은 "법 개정을 꼭 하겠다"고 했다.
그때 김 의원의 휴대폰 트위터에 한 대학생 지지자가 보낸 글이 떴다. "한나라당을 변화시킬 자신이 없으면 (의원)직을 버리세요."
한나라당 초선 모임인 '민본21'을 이끌고 있는 그는 민주당 강세지역인 이곳에서 2번 낙선 끝에 18대 총선에서 2.7%포인트 차이로 신승(辛勝)했다. 그는 이날 꼭두새벽부터 각종 단체 4곳, 스포츠클럽 3곳, 교회와 바자회, 결혼식장 등을 찾아다녔다.
김 의원은 "유권자의 40%가 넘는 20~ 40대 출퇴근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데, 이렇게 돌아다닌다고 될까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말로만 바꾸자면서 말짱 도루묵인 '또 그렇지 당(黨)'이 되면 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