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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안철수 측도 가세… 대치전선 확장(경향신문)

말글 2014. 1. 8. 10:28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안철수 측도 가세… 대치전선 확장(경향신문)

 
김진우·정환보·구교형 기자 jwkim@kyunghyang.com

 

입력 : 2014-01-08 06:00:00수정 : 2014-01-08 06:00:02

 

ㆍ연초 정국 핵심 쟁점
ㆍ여 ‘공천제 유지’로 가닥… 야 “공약 지켜야” 반발
ㆍ정당공천
strong>폐지, 변협 “합헌” 정치학회 “위헌” 의견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연초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이 대선 당시 공약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민주당에 이어 무소속 안철수 의원까지 ‘폐지론’에 가세하고 있다. 새해 여야의 첫 대치전선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존폐 여부에서 시작되는 형국이다.

■ 커지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논쟁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는 7일 새누리당에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이행을 촉구하며 논쟁에 뛰어들었다. 새정추 소통위원장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했는데 최근 새누리당 개선안을 보면 이런 대국민 약속을 저버리고 공천제를 현행대로 유지하려 한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는 기득권에 집착하지만 않으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정당공천제 폐지의 위헌 소지 주장에 대해선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위헌 내용을 공약한 것으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여성명부제를 통한 기초의원 30%의 여성 선출, 정당기호 순위 폐지도 제안했다.

안철수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박민규 기자


새누리당은 아직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천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천을 대책 없이 폐지하자는 것은 명백히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대안이 마련되면 해야지 위헌 소지가 있고 여러 부작용이 있는 위선적 개혁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위는 지난 6일 구의회 폐지, 광역단체장 연임 축소,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의 지방자치 개혁안을 지도부에 보고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도 지난 5일 공천제 존치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결정된 게 없다”고 발을 뺐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여야가 국민 앞에 공언한 정치혁신 약속이다. 국민 세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의지와 신뢰만 있다면 가능하다”며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오락가락하고 우왕좌왕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7월 전 당원 투표를 거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이후 “여야가 대선 공통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구의회 폐지 등 새누리당 개편안에 대해선 “정당공천 폐지 요구를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 ‘폐지 위헌성’ 법조·학계 엇갈려

경향신문이 7일 입수한 대한변호사협회·한국정치학회·한국선거학회가 국회에 낸 입장서에 따르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의 위헌 여부에 대해선 학계와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대한변협은 합헌, 정치·선거학회는 위헌 의견을 제출했다.

대한변협은 “정당공천 폐지는 입법자 재량에 속한다. 재량 범위 내에서 입법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제도를 구체화하는 입법자 선택에는 선거현실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검토와 고려가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치·선거학회는 “헌법은 정당 설립 및 활동의 자유, 국가와 법률에 의한 정당의 보호를 명문화하고 있는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정당 참여를 금지하므로 이와 상충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정당공천제를 기초선거에서만 배제하는 경우 평등성 원리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정당 표방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1998년 시의원 후보자 최모씨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민련 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헌재는 “정당 표방 금지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며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반대로 2005년 기초선거 정당공천이 허용되자 시·군의회 의원들이 “선거 후보자 공무담임권을 침해받았다”고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대해선 “공무담임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최진녕 대한변협 대변인은 “정당공천 폐지는 지방자치 정상화라는 목적의 정당성이 있고,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수단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합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