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산 둘레길, 경희대 일방적인 미협조 '좌초' 위기(동대문신문)

천장산 둘레길, 경희대 일방적인 미협조 '좌초' 위기(동대문신문)
- 구는 예산 15억여 원 명시이월, 조성사업 첫 삽 언제 뜰지 미궁
- 둘레길 홍보만 열중 했던 구청장, 정치력 한계 드러내

 

올해 말 코스 선정 및 설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천장산 둘레길 조성사업이 경희대 측의 학교부지 제공 불가로 좌초 위기에 놓였으며, 주민들은 다 된밥에 재를 뿌린 경희대 측의 처사와 이를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의 정치력 한계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당초 천장산 둘레길은 회기동 연화사→경희대공관옆 사면→공관뒤편→이문동 의릉경계까지 1.16㎞의 거리에 내년말까지 둘레길을 목책산책로 및 수목 등을 식재해 조성한 후 지역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제공될 예정이었다.

천장산 둘레길은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회기·청량리·이문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지금까지 천장산 둘레길은 정상에 위치한 군부대와 경희대 공관이 위치해 있어 이들 2개 기관의 미협조로 개방되지 않았었다. 이에 국회 국방위 소속 안규백 국회의원과 서울시의회 맹진영 의원이 군부대와 경희대 측으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아 냈으며, 이어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 전철수·맹진영 의원의 노력으로 시로부터 14억 8,3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업은 ▲2015년 1월 26일 천장산 둘레길 조성계획 시달(시→구) ▲2월 24일 둘레길 협약서 체결요청(구→경희대) ▲3월 10일 둘레길 협약서 체결촉구(구→경희대) ▲4월 13일 경희대 경계진입 300m만 가능 회신(경희대→구) ▲4월 14일 산림과학원 개방 협조요청(구→산림과학원) ▲4월 28일 산림과학원내 둘레길 조성불가 회신(산림과학원→구) ▲5월 8일 산림과학원 중회의실 3자 회의 ▲7월 30일 홍릉시험림 보전과 이용을 위한 토론회 ▲경희대 합동 현장답사 ▲9월 9일 한국과학기술원 방문, 개방 요청(구→과학기술원) ▲9월 17일 한국과학기술원 개방불가 회신(과학기술원→구) ▲9월 18일 경희대 방문협의 및 노선계획 가능여부 요청(구→경희대) ▲10월 14일 경희대 학교부지 제공 불가 회신(경희대→구) 등의 추진경과를 보였었다.

경희대 측의 일방적인 학교부지 제공 불가에 대해 천장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맹진영 시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경희대 측과 얘기가 잘 돼서 자연환경이 좋은 천장산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학교라는 이미지를 심게 했다. 이후 서울시는 1개구 1개 공원 예산만 주는데도 불구하고 동대문구는 어렵게 배봉산과 천장산 사업 2개 예산을 확보했다"며 "경희대가 갑자기 이렇게 돌변한 이유에 대해 모르겠다. 다시 경희대측과 협상해 꼭 천장산 둘레길 사업이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구 관계자는 "둘레길 예정지는 경희대학교에는 경희대학교뿐만 아니라 경희초, 경희여중 등 어린 학생들도 이용하는 도로이다. 더군다나 수목이 우거져 있어 산불 위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경희대 측이 면학분위기 저해, 안전사고 및 각종 범죄 발생 등 보안상의 문제로 학교부지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회신이 왔다. 이로 인해 사업추진이 불가해 시 예산은 내년도에 쓸 계획으로 명시이월을 요구했다"며 "2016년에는 천장산 둘레길 조성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시 주관부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의 역점사업이었던 천장산 둘레길 조성사업이 경희대 측의 일방적인 학교부지 제공 불가로 전면 중단되자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지역주민은 "정치권과 해당지역 시의원이 서울시 예산까지 끌어와 공사만 하면 되는 사업을 동대문구가 무능해서 망친 것"이라며 "유덕열 구청장은 동별 주민간담회에서 마치 본인이 천장산 둘레길을 다 만들어 놓은 듯 홍보하고 다니더니 경희대 측과 마찰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 구청장의 정치력에 한계를 보여준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어 또 다른 주민은 "현재 경희대가 속해있는 경희학원재단 측은 경희초등학교가 국유지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납부하고 있고, 경희대 정문에서 회기파출소 부근까지의 경희대로 내에 있는 학교부지 무단 사용에 대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행정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이 때문에 천장산 둘레길에 경희대 부지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꺼리는 것 같다"며 "경희대 측은 동대문구청과의 보상 문제를 가지고 애꿎은 주민시설을 볼모로 삼는지 모르겠다. 구청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경희초등학교는 학교내 국유지 부지 9,204㎡에 대한 사용료를 매년 2억 116만 7천원을 부과 받고 있으며, 경희대는 정문에서 회기파출소 부근까지의 경희대로 중 학교부지 무단 사용에 대한 2013년까지의 부당이득금 7억 5,446만 5천원과 앞으로 계속 점유시 매년 1억 4,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대곤 기자hub@dd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