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원 "군장교 면접 후 30년만에 처음 면접"
김근태 의원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명함 돌린다"
입력 : 2008.02.28 01:23 / 수정 : 2008.02.28 06:26
- 전날 '호남 현역 최소 30% 물갈이' 기준을 만든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는 27일 이틀째 공천심사 면접을 벌였다.
면접 장소인 서울 영등포 당사 7층 최고위원실에는 김근태·김덕규·배기선·홍재형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원외(院外) 인사들과 뒤섞여 앉아 면접을 기다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5선에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덕규 의원은 "총선 때 사무총장도 하고 공천심사위원도 여러 번 했는데 면접을 당하는 입장에 선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전날 면접을 본 문희상 의원은 "군 장교 면접시험 이후 30년 만에 처음 면접을 봤다"고 말했다.
공천심사위는 이날 하루 50명의 후보자를 면접했다. 지역구 현황과 개인 신상,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기획 전략까지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고 한다. 김근태 의원은 지역구 관리에 대한 질문을 받고 "1월 3일부터 매일 아침 지하철 입구에서 명함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심사위원은 "의원 중에 이렇게 괜찮은 사람도 있구나 싶은 분이 있는가 하면, 이런 분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됐나 싶은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 27일 통합민주당의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4월 총선 공천 후보자들이 공천 면접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기준과 관련해 "의정활동을 하면서 쓴 언어를 중시하겠다"며 "아주 역겨운 언어, 과격한 언어를 쓴 사람들은 가정교육이 안 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인이 싫어하는 언어가 있다" "(역겨운 언어는) 어린이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말해 이 부분을 상당히 중시할 것임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 손학규·정동영·강금실 등 당 지도부의 지역구 출마에 대해 "당원들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쇄신의 대상이 되는데, 자기들은 편한 데서 나오려고 하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공천심사위는 부패·비리 혐의자, 도청(盜聽), 성범죄, 폭력 등 개인적인 범죄 경력 등을 공천 탈락 기준으로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알선수재나 정치자금법 등의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경력을 갖고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의원 등이 해당된다. 박재승 위원장은 "부정·비리 기준에 대해 일률적으로 선을 그으면 구체적인 사정이 고려가 안 되고,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다 보면 기준이 안 서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면서도 "원칙을 충실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호남 물갈이 수준에 대해 "한나라당이 영남에서 한 것처럼 40%가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공심위는 내부적으로 전북 3명, 광주·전남 6명 등 물갈이 대상자들의 윤곽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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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중앙당사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심사 면접이 잠깐 언론에 공개됩니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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